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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27일 15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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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시골마을인 부산 기장군 일광면 용천리 주민이 특별히 북녘동포 돕기에 나선 것은 용천(龍川)이란 마을 이름이 똑 같기 때문.
기장의 명산인 달음산 아래 산수곡, 대리, 회룡, 상곡 등 4개 마을로 구성된 부산의 용천리는 120가구에 30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인정 많은 시골마을이다.
마을 주민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27일 "비록 큰 도움은 못되지만 마을 이름이 같은 용천 땅에서 지은 쌀을 십시일반 모아 북한 용천 주민을 돕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많게는 1포대에서부터 적게는 반말에 이르기까지 모은 쌀이 이날 하루 360㎏(4가마 반)을 넘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평균 연령이 65세인 용천리 사람들이 손수 지은 것이어서 정성이 듬뿍 담긴 쌀이다.
특히 지난해 태풍 '매미'가 마을을 할퀴고 가는 바람에 쌀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30% 가량 줄어든 상황인데도 흔쾌히 내놓은 것이어서 뜨거운 동포애를 느낄 수 있는 구호품.
주민들은 쌀을 좀더 모아 29일 기장군을 통해 북한의 용천주민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용천리 대리마을 송태환(宋泰煥·71) 이장은 "북한의 용천 주민이 남한의 '용천 쌀'을 먹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남북교류지원협의회는 27일 부산시청에서 회의를 열고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10만 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생필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의료인 봉사단체인 부산YMCA 그린 닥터스는 북한 주민구호를 위해 항생제 10만정과 진통소염제 10만정, 1회용 주사기와 화상거즈 400박스, 포도당 주사액 1000개 등 20피트 기준 컨테이너 1대 분량의 의약품을 28일 부산항을 통해 북한에 지원하기로 했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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