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 ‘자유 복장’…단병호 “양복 안어울려”

  • 입력 2004년 4월 18일 18시 56분


서민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그러나 결론적으로 특별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 듯하다. 연간 1억원이 넘는 세비만 해도 일단 당이 원천 징수한 뒤 노동자 평균임금인 180만원 안팎을 지급한다는 게 당의 방침이다. 의원 당선자들은 선거 전 ‘세비 포기 각서’를 이미 제출했다.

모두 6명인 법정 보좌진도 자체 제약을 받게 된다. 중앙당이 정책 역량을 최대화하기 위해 보좌관 풀제를 운영키로 했기 때문이다. 많게는 400여만원에 이르는 비서진의 법정 봉급도 일단 당에서 거둔 후 훨씬 적은 액수가 지급될 예정이다. 같은 재원으로 많은 정책인력을 확보한다는 방침 때문이다. 사실상 의원의 ‘집사’처럼 활용되기도 하는 개인적인 비서는 꿈도 꿀 수 없다.

국회 내 의원 전용 엘리베이터나 출입문, 공항 귀빈실 이용, 철도 무상 이용 등의 특권도 17대 국회 개원 직후부터 포기하는 등 특권 철폐를 솔선수범한다는 방침이다.

본회의장에서 정장을 하지 않는 의원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노동운동가 출신의 단병호(段炳浩) 당선자는 “양복은 안 어울린다는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농민인 강기갑(姜基甲) 당선자는 “개량한복을 입겠다”고 밝히는 등 상당수가 평소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서는 집념을 보이고 있다. 당의 개혁 구상을 추진하기 위해 교섭단체 지위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노회찬(魯會燦) 사무총장은 18일 “현행 20석 이상인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5석 이상 또는 정당득표율 5% 이상으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현행 20석인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5석으로 낮춘다는 것이 당론이다. 교섭단체가 되면 연간 47억원의 국고보조금과 국회 내 각종 사무공간도 주어진다. 노회찬(魯會燦) 사무총장은 18일 “정당투표 13%의 지지를 얻은 제3당이 공식적인 협상 파트너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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