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 배국환(裵國煥) 지방재정국장은 최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행정자치부 직원 연찬회에서 “관료는 아직 농업국가시대의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연찬회에는 박주현(朴珠賢) 대통령참여혁신수석비서관과 김주현(金住炫) 행자부 차관 등 행자부 4급 이상 간부 200여명이 참석했다.
‘관료사회 정말 변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주제의 종합토론에 나선 배 국장은 “조선의 조광조는 임용 3년 만에 대사헌으로 승진했으나 500년이 지난 요즘엔 사무관이 1급이 되기 위해서 29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나이와 경력이 벼슬”이라고 꼬집었다.
행시 22회인 배 국장은 1월 정부의 중앙부처 국장급 인사교류에 따라 기획예산처에서 행자부로 자리를 옮겼다.
이어 배 국장은 “고시 출신 젊은이가 관료사회에 들어오면 너나없이 정부미가 돼버리고 관료들은 민간부문 종사자들보다 우수하다고 착각한다”며 “정부미도 철원 청결미나 이천 임금님표 쌀처럼 차별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장관이 주사 일을 하는 세상이다. 하찮은 것까지 장관이 결재해서는 발전이 없다”며 “한 가지 서류에 10개 이상의 결재를 받는 일은 사라져야 하고 결재 단계를 줄이지 않고는 속도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배 국장은 “국가를 위해 일하는지 부처를 위해 일하는지 모를 정도로 부처간 다툼이 심각하다”면서 “관료조직에 기름이 너무 많이 끼어 아무리 조직을 줄여도 언젠가는 다시 늘어나 있는 등 비만으로 인한 각종 질병이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공무원 조직의 개선과 관련해 “철밥통이라는 말은 관료의 수치인만큼 신분보장제를 과감하게 완화 또는 폐지하고 관료사회도 기업 형태로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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