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측 자체 비례대표 선정…秋측 “알아서 하라” 체념

  • 입력 2004년 4월 1일 18시 53분


제 갈길 가는 민주당 조순형 대표(왼쪽)의 당권파와 추미애 의원의 선대위파. 조 대표측은 1일 비례대표 후보 선정과 관련해 선대위측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이날 오후 독자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했다.     -원대연기자
제 갈길 가는 민주당 조순형 대표(왼쪽)의 당권파와 추미애 의원의 선대위파. 조 대표측은 1일 비례대표 후보 선정과 관련해 선대위측과의 협상이 결렬된 뒤 이날 오후 독자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했다. -원대연기자
민주당은 1일에도 당권파와 추미애(秋美愛) 선대위원장측간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채 수도권의 주요 후보들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비례대표 후보 변경=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직인변경 유효’ 결정에 따라 비례대표 공천권을 장악한 조순형(趙舜衡) 대표측은 후보등록 마감(오후 5시) 5분 전 자체 조정한 후보 명단을 선관위에 제출했다.

후보들이 1인당 1500만원의 기탁금을 준비하지 못해 당 지도부가 발을 동동 구르다가 김방림(金芳林) 의원이 4억원을 조달해 간신히 후보등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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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선대위가 독자 선정한 후보 중 3번 김강자(金康子) 전 총경은 7번으로 밀리고 당초 명단에서 빠졌던 이승희(李承姬) 대변인이 3번으로 올랐다. 김송자(金松子) 전 노동부 차관이 5번으로 앞당겨졌으며 당권파인 장재식(張在植) 의원은 6번을 배정받았다.

이에 앞서 조 대표와 추 위원장은 이날 오전 시내 모처에서 회동해 마지막 담판을 벌였으나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추 위원장은 선대위원장 사퇴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선대위측은 “알아서 하라”며 체념한 모습이었다.

▽불출마 대 출사표=임창열(林昌烈·경기 오산) 이태복(李泰馥·서울 구로을) 후보 등 수도권 공천자 5명이 먼저 공천 반납과 불출마를 선언했다.

16대에 이어 민주당 불모지인 서울 강남갑에 출마 예정이던 전성철(全聖喆) 변호사도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전 변호사는 “탄핵에 대한 찬반으로 특정 정당 후보를 찍겠다는 ‘묻지마 투표’가 예상되고 있는 참담한 상황이다. 여기에 민주당은 개혁을 향한 마지막 기회마저 놓쳤다”고 안타까워했다.

반면 박상천(朴相千) 전 대표는 일부 후보들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비겁한 행위다”고 비판했다.

이런 와중에도 상당수 후보들은 독자적인 선거준비에 들어갔다. 유용화(劉容和·서울 마포을) 김철근(金哲根·서울 강서을) 후보 등 수도권 30, 40대 공천자 20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민주당의 정체성과 평화민주 개혁 세력의 밀알로서 당당하게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유종필(柳鍾珌·서울 관악갑) 후보는 영화 ‘황산벌’을 패러디해 “비바람 몰아치는 신림벌에서 민주당을 지키는 계백이 돼 ‘앗사리’하게 거시기 해볼랍니다”라며 출사표를 던졌고, 정창교(鄭彰敎·인천 계양을) 후보도 “재미있게 정치를 하고 싶다. 반드시 살아서 돌아올 것이다”며 전의를 다졌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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