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野 활로찾기]민주, 추미애 선대위장 추대

  • 입력 2004년 3월 2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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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설훈 의원이 22일 삭발을 했다. 설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철회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경제기자
민주당 설훈 의원이 22일 삭발을 했다. 설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철회와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김경제기자
《탄핵 정국의 직격탄을 맞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위기 탈출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두 당은 각각 당의 진로를 놓고 기로에 섰다. 한나라당은 23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혁신하지 않으면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은 22일 잇따라 열린 세 차례의 TV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마지막 지지를 호소했다. ‘한 자릿수 지지율’이라는 충격에 휩싸인 민주당은 소장파의 지도부 사퇴와 탄핵철회 요구로 이날도 하루 종일 내홍을 겪었다. 민주당 일각에선 난국 돌파방안의 하나로 타 정파와의 연대론도 본격 거론되기 시작했다.》

민주당은 22일 심야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조순형(趙舜衡) 대표를 재신임하되 선거대책위원회는 추미애(秋美愛) 상임중앙위원을 단독위원장으로 하는 타협안을 마련했다.

조 대표 등 지도부는 이 같은 내분수습안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장파들이 ‘다른 길’을 고수할 경우 결별을 불사하고 다른 정파와의 연대를 모색할 방침이어서 추 위원의 수락 여부가 주목된다.

▽지도부의 탄핵철회 불가와 전열정비 방안 마련=중앙위원회의는 이날 선대위 구성과 관련, 조 대표와 추 상임중앙위원 등 4명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안과 추 위원을 단독위원장으로 하는 방안을 놓고 밤늦도록 격론을 벌인 끝에 표결을 실시해 추 위원 단독위원장 안을 만장일치 형식으로 채택했다. 조 대표는 대표직을 계속 수행하고 선대위는 추 위원이 주도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위기극복 방안이 극적으로 타결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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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조 대표는 이날 “탄핵 철회는 법에도 없으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기회주의적 태도이다. 총선에서 심판받고 책임지면 된다”며 탄핵철회론을 일축했다.

다른 핵심당직자는 “탄핵을 철회하고 사과를 했다가는 탄핵에 찬성하는 반노(反盧) 유권자들마저 떠나버릴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김경재 위원은 기자간담회에서 “입장을 같이하는 제 정파와 연대를 모색하겠다. 25일 이전에 가시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와 관련, 녹색사민당은 물론 개혁당에서 열린우리당 입당에 동참하지 않은 세력과의 합당 또는 연합을 추진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탄핵철회 지도부사퇴론=이에앞서 설훈(薛勳) 의원은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도부가 무엇에 홀렸는지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국민의 뜻을 거스른 탄핵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며 삭발과 함께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설 의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버릴 준비가 돼있다”고 말해 총선 불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범구(鄭範九) 의원도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지도부가 무원칙한 한나라당과의 공조를 통해 정체성을 훼손하고 당을 파멸상태로 이끌었다”고 비판했고, 이낙연(李洛淵) 김성순(金聖順) 의원도 대통령 사과를 전제로 탄핵철회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광주에서도 김영진(金泳鎭·서구) 김대웅(金大雄·동구) 후보 등이 동조단식에 들어갔고, 유용화(劉容和) 서울 마포을지구당위원장을 비롯한 수도권 출마자 30여명은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모여 비상대책기구체제로의 전환과 당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공천반납도 불사하겠다고 지도부를 압박했다.

이와 관련, 소장파 일각에서는 분당을 전제로 ‘개혁민주당’이라는 대안정당 당명까지 거론되고 있다. 수도권과 호남의 소장파 의원 8명은 이날 저녁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회동해 비상대책위 구성과 함께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이 단독위원장을 맡는 선대위 발족을 지도부에 요구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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