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안 가결]노건평씨 집…대문 굳게 닫고 외부와 연락끊어

  • 입력 2004년 3월 12일 18시 27분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은 12일 일부 주민이 야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성토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였다.

평일이면 200여명이 이곳 노 대통령 생가를 찾았지만 이날은 외지 방문객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봄 농사 준비를 위해 들녘에 나갔던 주민들은 탄핵안 가결 소식이 전해진 점심시간 무렵부터 대부분 일손을 놓고 마을 앞 공터에 삼삼오오 모여 걱정 섞인 대화를 나눴다.

마을이장 조용효씨(48)는 “할 말이 없다”며 말문을 닫았고 한 할머니는 포장마차에서 “노 대통령이 얼마나 좋은 사람인데 끌어 내릴라 하노”라고 말했다.

주민 백모씨(47·농업)는 “일할 기분이 나지 않아 오후에는 그냥 쉬고 있다”며 “헌법재판소는 정치판과 다른 만큼 현명한 결정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기대를 나타냈다.

최금순 할머니(78)는 “마을이장도 힘을 모아 줘야 신이 나서 열심히 일하는 법인데 심심하면 야당이 대통령에게 시비를 걸어 나라가 이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 마을에 있는 노 대통령 형 건평씨의 집은 이날 오후 대문이 굳게 닫혀 있었으며 전화도 받지 않았다.

노 대통령 생가의 방명록에는 ‘힘들더라도 당당하게 하세요. 우리 국민들이 뒤에 있습니다’ ‘정의는 살아 있다’ ‘힘내세요’ 등의 글이 적혀 있었고 생가의 현 주인은 취재진의 방문이 귀찮은 듯 평소와는 달리 대문을 닫아 두었다.

김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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