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중간수사결과]‘검은돈 블랙홀’ 안희정

  • 입력 2004년 3월 8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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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불법 자금은 안희정으로 통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씨가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삼성그룹 등으로부터 불법 자금 40억원을 받은 사실이 추가로 밝혀져 안씨가 노 후보 캠프 불법 자금의 최대 창구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검찰은 8일 안씨가 2002년 8월에 삼성 채권 15억원, 11월에 현금 15억원 등 30억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태광실업에서 5억원, 롯데에서 5000만원을 추가로 받았고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기업에서도 4억5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로써 안씨가 대선을 전후해 모금한 불법 자금 규모는 67억4000만원으로 늘어났다.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용인 땅 매매 무상대여금 19억원을 포함하면 86억4000만원에 이른다. 검찰 수사를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노 후보 캠프의 불법 자금 규모가 132억여원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불법 자금의 3분의 2 정도를 안씨가 조달한 것.

안씨는 삼성 롯데 대우건설 등 대기업에서부터 태광실업 ㈜반도 등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에서 돈을 받았다. 안씨는 이렇게 받은 불법 자금 가운데 2억원가량을 자신의 아파트 중도금 등 개인적 용도로 유용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그는 심지어 지난해 나라종금에서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한창 재판을 받을 당시에도 기업에서 돈을 받는 ‘대담성’을 보였다.

안씨는 기업들로부터 받은 돈이 대가성이 없는 순수한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공판에서는 “기업인들에게서 돈을 받을 때 향토 장학금을 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개혁성과 도덕성을 들먹이며 ‘386세대 정치’를 내세웠던 안씨가 불법 자금 모금의 핵심 역할을 하고, 그 돈의 일부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은 비리 정치인의 구태(舊態)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검찰 관계자는 “안씨가 받은 불법 자금이 더 있는지, 또 다른 인사가 이 과정에 개입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보강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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