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 선거기구명칭 ‘말잔치’

  • 입력 2004년 3월 1일 19시 05분


‘깨선대, 깨끗한 장금이, 골든벨 봉사대….’

당명으로 ‘우리’라는 대명사를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던 열린우리당이 이번에는 공식 선거기구의 이름에 ‘깨끗한’ 등의 수식어를 붙여 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 김한길 총선기획단장은 1일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명칭을 ‘깨끗한 선거대책위원회’라고 결정했다”며 “익숙하지 않지만 이 명칭을 그대로 써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또 “명칭이 길면 ‘깨선대’로 써도 좋다”고 덧붙였다.

이뿐 아니라 열린우리당은 최근 발족한 국민운동본부 산하 개나리봉사대의 공식명칭을 개나리 영문을 이용, ‘골든벨 봉사대’로 결정했으며 이번 총선에 출마하는 열린우리당 여성후보는 ‘개혁 장금이’, 여성자원봉사단은 ‘깨끗한 장금이’로 부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골든벨’과 ‘장금이’는 최근 TV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고교생 대상 퀴즈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을 울려라’와 드라마 ‘대장금’에서 따온 이름들.

이에 민주당 장전형(張全亨) 수석부대변인은 “대통령 측근 비리가 1년간 다른 어떤 정부보다 많았고 최근 관권 선거 논란까지 일으키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깨끗한’ 이란 말을 사용한다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며 “그렇다면 민주당 앞에 ‘대한민국 최고당’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해도 되느냐”고 비난했다.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이준한(李俊漢) 교수는 “대중 정당을 지향하는 점에서는 친근감을 준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깨끗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당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으면 괜찮지만 명목상으로만 하면 오히려 정치 혐오와 불신감을 줄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훈기자 dreaml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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