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비준 세번째 무산… 국회 16일 재처리

  • 입력 2004년 2월 9일 22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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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관용 의장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기명투표 방식으로 처리하겠다고 발표하자 농촌 출신 의원들이 단상으로 뛰어나와 항의하고 있다. 이들은 전광판에 찬성 및 반대 의원의 명단이 떠오르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민기자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박관용 의장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을 기명투표 방식으로 처리하겠다고 발표하자 농촌 출신 의원들이 단상으로 뛰어나와 항의하고 있다. 이들은 전광판에 찬성 및 반대 의원의 명단이 떠오르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표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민기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가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또다시 무산됐다. 지난해 12월 29일과 지난달 8일에 이어 세 번째다.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도 이날 우여곡절 끝에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했으나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국회는 박관용(朴寬用) 의장과 3당 원내교섭단체 대표 협의를 거쳐 16일 FTA 비준안과 추가파병 동의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소집할 예정이지만 이 같은 사태는 한미동맹 관계는 물론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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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회 본회의는 FTA 비준안에 대해 기명투표로 처리할 것을 표결로 정했으나 오후 9시경 기명투표가 시작되기 직전 농촌 출신 의원 10여명이 의장석으로 몰려가 전자투표를 실시할 것을 주장했다. 이에 박 의장은 ‘기명투표는 투표함에 직접 투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으나 항의가 계속되자 결국 오후 9시12분 정회를 선포했다.

박 의장과 3당 원내대표는 의장실에 모여 협의를 한 끝에 표결을 일단 연기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 의장은 오후 10시43분 회의를 속개해 △10일 정부와 농촌 출신 의원간의 간담회 △11일 농림해양수산위에서 정부의 농민 추가 지원책 마련 △이번 주 중 총리와 농민단체 대표들과의 대화 등을 통해 타협안을 마련하고, 내주 초 본회의를 소집해 비준안을 표결 처리하겠다고 밝힌 뒤 산회를 선포했다.

이에 앞서 국회 국방위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정부가 제출한 이라크 추가파병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국방위 표결에는 전체 국방위원 18명 중 14명이 참여해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민주당 이만섭(李萬燮), 열린우리당 천용택(千容宅) 의원 등 12명이 찬성했고, 열린우리당 소속인 장영달(張永達) 국방위원장과 민주당 한충수(韓忠洙) 의원 등 2명은 반대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본회의 처리 연기를 주장해 파병안은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

국회는 이날 정부투자기관 및 정부출연기관이 2008년 12월까지 5년간 매년 정원의 100분의 3 이상씩 ‘청년’을 신규 채용하도록 의무화한 ‘청년실업해소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FTA 처리가 무산된 직후 논평을 내고 “또다시 처리가 무산돼 안타깝지만 국회가 조속한 시일 내에 국익을 위한 결단을 내려줄 것으로 확신한다”며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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