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 극언 난무]“黨지도부가 동료의원 학살 앞장”

30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 참석한 최병렬 대표가 공천문제를 둘러싼 당내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는 의원들의 요구를 고개를 떨군 채 듣고 있다. -연합

한나라당 당무감사 결과 보도(본보 29일자 A1·3면)의 파장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30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도 의원들은 전날에 이어 당무감사 경위와 근거를 공개할 것과 내용이 언론에 유출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당 지도부가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물갈이 파동’으로 한나라당은 이틀째 마치 ‘무정부 상태’에 빠진 듯한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다.

권철현(權哲賢) 의원은 의총에서 “지도부가 동료 의원들의 가슴에 칼을 꽂았다. 당무감사가 영남 물갈이 등 의도된 목적을 가지고 진행됐다”며 “지도부가 스스로 사퇴하지 않으면 의원들을 상대로 사퇴 촉구 서명을 받겠다”고 위협했다.

하순봉(河舜鳳) 의원도 “누군가 당무감사 결과를 누설해 의원들을 상대로 인민재판을 하고 있다”며 “당무감사의 책임자인 최병렬(崔秉烈) 대표와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은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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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D등급을 받은 박원홍(朴源弘) 의원은 “나의 등급은 올해 대표 경선 당시 최 대표를 적극적으로 밀지 않았다고 해서 당 지도부가 매긴 성적표”라며 공정성을 문제 삼았다.

역시 D등급을 받은 박종웅(朴鍾雄) 의원은 “당무감사 자료는 ‘살생부’”라며 “당 지도부는 정치적 학살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비판했고 정문화(鄭文和) 의원은 아예 “현 비상대책위를 해체하고 서청원(徐淸源) 김덕룡(金德龍) 박희태(朴熺太) 의원 등이 참여하는 새로운 비대위를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이 총장은 “나는 당무감사 점수를 등급으로 구분하라는 지시를 했을 뿐”이라며 “사퇴 서명을 받든지, 당기위에 회부하든지 마음대로 하라”며 정면으로 받아쳤다.

또 서청원 전 대표는 31일 오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지도부의 당무감사를 통한 사당화 음모가 드러났다”며 지도부 퇴진이나 조기 전당대회 소집 등을 촉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출신 의원들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모여 “당 지도부의 영남권 물갈이 움직임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결의했다.

당내 일각에선 파문 수습을 위해 이재오 총장의 자진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오자 이 총장은 이날 측근들에게 “자리에 연연하진 않을 것이며 문건 유출 경위를 파악한 뒤 총장직 사퇴를 포함한 거취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문수(金文洙) 공천심사위원장은 “내년 총선에 출마할 후보자 공모를 다음달 3일부터 11일까지 9일간 실시키로 했다”며 “다음달 12일부터는 공천심사에 착수해 단수 또는 복수 후보자를 선정하고 경선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원외지구당위원장 당무감사 5등급 분류표
구분	명단
A-공천확실
B-공천유력(2)	진영 (서울 용산) 윤상현 (인천 남을)
C-경선대상(16)	(서울 서대문을*) 정태근 (서울 성북갑) 은진수 (서울 강서을) 홍희곤 (서울 광진갑) 강민구 (서울 금천) 이원복 (인천 남동을) 조진형 (인천 부평을) 이상권 (인천 계양) 이사철 (경기 부천 원미을) 김용수 (경기 고양 덕양을) 고조흥 (경기 연천-포천) 함종한 (강원 원주) 정문헌 (강원 속초-고성-양양-인제) 황영철 (강원 홍천-횡성) 한창희 (충북 충주) 최승우(충남 예산)
D-경선 또는 탈락(35)	김성식 (서울 관악갑) 조종만 (서울 노원갑) 강성봉 (서울 중랑갑) 최수영 (서울 성북을) 강동호 (서울 중랑을) 안홍열 (서울 강북을) 김중위 (서울 강동을) 최한수 (서울 송파을) 박성범 (서울 중) 백영기 (서울 도봉을) 장두환 (서울 노원을) 서상기(부산 동래) 김칠환 (대전 동) 이재환 (대전 서갑) 조영재 (대전 유성) 정용기 (대전 대덕) 오양순 (경기 고양 일산갑) 김을동 (경기 성남 수정) 박순자 (경기 안산 단원) 구본태 (경기 김포) 임해규 (경기 부천 원미갑) 박종운 (경기 부천 오정) 황규선 (경기 이천) 장경우 (경기 시흥) 김본수 (경기 용인을) 정창현 (경기 오산-화성) 박세환 (강원 철원-화천-양구) 박우병 (강원 태백-정선) 김준호 (충북 청주 상당) 홍문표 (충남 청양-홍성) 이진구 (충남 아산) 이기형 (충남 서산-태안) 조일호 (충남 부여) 김호일 (경남 마산 합포)변정일 (제주 서귀포-남제주)
E-공천탈락(52)	양경자 (서울 도봉갑) 유광언 (서울 강북갑) 이세기 (서울 성동) 유준상 (서울 광진을) 고진화 (서울 영등포갑) 김왕석 (서울 동작을) 김성동 (서울 관악을) 김도현 (서울 강서갑) 정화영 (인천 부평을) 정정훈 (인천 서-강화갑) 이환의 (광주 서) 박영구 (광주 북갑) 양방승 (광주 동) 강경구 (광주 북을) 김면중 (광주 광산) 진선수 (광주 남) 김홍만 (대전 서을) 최수만 (울산 동) 김일주 (경기 성남 중원) 이자헌 (경기 평택을) 김동현 (경기 안산 상록) 박종근 (경기 안양 만안) 박승웅 (경기 용인갑) 이국헌 (경기 고양 덕양갑) 장기만 (경기 평택갑) 이원배 (충북 진천-괴산-음성-증평) 정석래 (충남 당진) 박우석 (충남 논산-금산) 박동인 (충남 천안을) 이상재(충남 공주-연기) 공천섭 (전북 익산) 라경균 (전북 김제) 조충렬 (전북 군산) 임광순 (전북 전주 완산) 정양묵 (전북 고창-부안) 양대원 (전북 남원-순창) 이성택 (전북 완주-임실) 이의관(전북 정읍) 이광국 (전북 진안-무주-장수) 안희석 (전남 무안-신안) 배종덕 (전남 목포) 김영근 (전남 순천) 전석홍 (전남 장흥-영암) 신용수 (전남 고흥) 정양섭 (전남 함평-영광) 김영로 (전남 여수) 황수연 (전남 강진-완도) 신현종 (전남 담양-곡성-장성) 원종렬 (전남 나주) 김광영 (전남 광양-구례) 조기영 (전남 보성-화순) 양동주(전남 해남-진도)
주:서울 서대문을 에 대한 당무감사는 정두언 위원장이 조직책을 맡기 전에 실시. 감사결과는 지구당 자체에 대한 것임.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정형근의원 “남 고생할때 오렌지족 생활한 사람이…”▼

“다른 사람은 나라를 위해 고생할 때 유학 가서 ‘오렌지족’ 생활을 한 사람이 남을 탓할 자격이 있나.”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사진)은 30일 의원총회에서 ‘5, 6공 출신 용퇴론’을 주장해 온 소장파 의원 모임인 미래연대 소속 남경필(南景弼) 의원을 정면 비판했다.

정 의원은 또 남 의원의 작고한 부친(남평우 전 의원)의 재산형성 과정까지 지적했다. 이에 남 의원은 “아들이 부덕해 아버지에게 누를 끼치게 됐지만 정 의원의 발언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5, 6공 때 정 의원의 인권탄압 문제는 논의가 필요하다. 비가 올 때 하수를 방류하듯이 얘기하지 말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다시 발언을 신청해 “노동운동을 하다가 수차례 고문을 당한 김문수 의원이 5, 6공 출신 용퇴를 주장한다면 할 말이 없겠지만 남 의원은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또 “나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어렵지만 열심히 살았고 5, 6공과는 관계가 없다”며 “이런 식으로 음해를 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