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책 감추기 ‘단발人事’ 논란…`모양새 갖추기`만 신경

입력 2003-12-23 18:49수정 2009-09-2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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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들어 처음 도입한 ‘장관 인사고과’를 놓고 청와대 안팎에서 정무직의 인사관리 방식으로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 방식은 고과 내용이 외부에 유출될 가능성이 높아 평가 내용이 유출될 경우 장관의 직무수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또 노

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분위기 쇄신용 개각은 하지 않는다”며 문제점이 드러난 장관에 대해 개별적으로 사표를 받아 장관을 바꾸는 방식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장관 평가 적절성 논란=2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 노 대통령은 “장관 임기를 2년 정도 보장하겠지만 장관평가는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정기적으로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방침에 따라 정부는 대통령인사보좌관실과 국무조정실 감사원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장관평가를 했다.

이에 대해 경제부처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정무직인 장관에 대한 평가는 대통령이 인사권을 통해 충분히 행사할 수 있는데도 굳이 서열을 매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면서 “일을 잘 못해 쫓겨나는 장관은 인사고과가 안 좋아 망신을 당하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셈이어서 결국 두 번 죽는 셈이다”고 말했다.

특히 인사고과 내용이 유출될 경우 논란에 휩싸여 경질이 기정사실화되는 부작용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부처 관계자는 “여러 부처에서 장관평가를 하기 때문에 보안을 유지하려고 해도 새 나갈 수밖에 없다”면서 “문제가 있다고 언론에 보도되면 장관직을 수행하기 힘들 정도로 부처에서 영(令)이 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쇄신용 개각 없다’ 논란=노 대통령이 문제점이 드러난 장관에게 사표를 받는 방식으로 단발성 개각을 연쇄적으로 하는 데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노 대통령은 최근 충북 언론인과의 간담회에서 “장관들이 출근하는 길에 라디오를 통해 개각 소식을 접하고 ‘아 내가 잘렸구나’하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나가는 사람에 대해서도 모양새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로선 문책성 인사가 아니라는 것을 희석시키려는 방편이기도 하지만 이는 신상필벌(信賞必罰)을 해야 한다는 국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처사라는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장관을 교체할 경우 퇴임 장관과 신임 장관이 반드시 문서로 업무를 인수인계하도록 하는 관련 규정을 신설키로 했다. 정찬용(鄭燦龍)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은 23일 “업무 인수인계에 관한 규정을 행정자치부에서 만들 예정”이라며 “장관 교체시 국무총리가 퇴임 장관과 신임 장관을 한자리에 불러 문서로 업무를 인수인계토록 하고 각 부처의 장관 이취임식도 가급적이면 함께 치르도록 권장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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