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허송세월 11일만에 재개

  • 입력 2003년 12월 19일 18시 55분


코멘트
19일 오전 국회에서 이윤수 예결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을 포함한 예결위간사들이 회의를 갖기 전 서로 손을 모으고 있다. -김경제기자
19일 오전 국회에서 이윤수 예결위원장(왼쪽에서 두번째)을 포함한 예결위간사들이 회의를 갖기 전 서로 손을 모으고 있다. -김경제기자
계수조정소위원장 선임을 놓고 10일간 공전됐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19일 한나라당 박종근(朴鍾根) 의원을 계수조정소위원장으로 선임하고 11일 만에 재개됐다.

이윤수(李允洙·민주당) 예결위원장과 3당 간사는 이날 오전 모임을 갖고 박 의원을 계수조정소위원장에 선임하고 소위를 자민련 의원 1명을 포함한 10인으로 구성하자는 데에 전격 합의했다.

논란이 됐던 계수조정소위원장의 역할에 대해선 ‘소위 운영은 간사간 합의에 의한다’는 등의 제한 조항을 달았다. 3당 간사는 또 늦어도 28일까지 새해예산안을 처리해 29일 본회의에 상정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예산안과 맞물렸던 의원 체포동의안도 신속히 처리될 전망이다.

이 예결위원장은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개회한 뒤 “이제부터 의원들이 토요일과 일요일도 반납하고 밤을 낮처럼 이용해 새해예산안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예결위는 한나라당이 당 예결위 간사인 이한구(李漢久) 의원 대신 박 의원을 소위원장으로 내세운 데 대해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반발하는 바람에 열리지 못했다.

두 당은 “박 의원이 추경안 및 결산심의 과정에서 소위원장으로서 3당 간사 합의를 뒤집는 등 소위 운영을 전횡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한나라당과 박 의원측은 “근거 없는 모략”이라고 맞섰었다. 이에 따라 두 당은 박 의원을 소위원장에 임명하되 그 역할을 제한했다.

이만섭(李萬燮·민주당) 전 국회의장은 “개인이나 정당의 욕심 때문에 소위원장 자리 하나를 놓고 예결위를 팽개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헌정 사상 초유의 사태를 초래한 각 정당은 역사 앞에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