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 경선 본격 레이스 …1인2표 합종연횡 가능성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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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 경선 레이스에 불이 붙었다.

2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공명선거 선포식에서 후보자들은 일제히 노무현 대통령을 분당(分黨) 책임자로 공격했다.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노 대통령의 탈당은 민주세력 평화개혁세력의 분열을 가져온 역사의 죄악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고 김경재(金景梓) 의원은 “민주당과 역사에 미친 해악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자”고 목청을 높였다.

장재식(張在植) 의원도 “노 대통령은 당을 배신하고 쪼개고 떠났다.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김영진(金泳鎭) 전 농림부 장관은 “다른 당(열린우리당) 참여 권유를 받았지만 엄동설한 속에서도 전통 있는 야당을 지키겠다는 결단을 내렸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각 주자는 세대교체론을 쟁점으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후보자의 연령 분포는 40대 3명, 50대 1명, 60대 4명.

40대인 김영환 의원은 “지금은 토네이도 같은 폭풍이 필요한 때”라며 세대교체를 역설했고, 최연소인 장성민(張誠珉) 전 의원도 활력과 패기를 강조하며 ‘신(新) 40대 기수론’을 들고 나왔다. 추미애(秋美愛) 의원은 이날 부친의 49재가 겹쳐 참석하지 못했다.

60대인 장재식 의원은 “나이가 젊다고 절대 훌륭한 것이 아니다. 그런 논리라면, 대통령은 20대를 모셔야 하느냐”며 “나이가 많지만 맨주먹으로 벽돌 2장을 깬다. 태권도 6단이다”고 기염을 토했다. 조순형(趙舜衡) 의원도 ‘청춘은 인생의 기간이 아니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는 미국 시인의 시를 인용했고, 김경재 의원은 “세대교체에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상처 없는 세대교체론’을 역설했다. 50대인 김 전 장관은 “소장파와 노장파의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며 틈새를 공략했다.

한편 1인2표식으로 치러지는 선거인 만큼 합종연횡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당권파인 정통모임측은 당 대표로 조 의원을 밀되 이협(李協) 의원과 장 의원을 지도부에 포함시킨다는 복안이다. 반면 젊은 대의원들 가운데서는 추 의원을 당대표로 한 ‘추미애-김영환-장성민’ 3각 편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경선 후보자 출사표
기호후보자출마의 변
1이 협(62)개혁하며 통합하고 통합하며 개혁할 수 있다. 당을 지키는 데 앞장서고 수구 한나라당과 급진 세력을 제압하는 데 헌신하겠다.
2김영진(56)농어촌 지역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지도부에 참여해야 한다. 유일한 50대 후보로 당의 노-장-청 세대 조화에도 적임이다.
3장성민(40)당에 활력과 패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민주당을 미국의 민주당, 영국의 노동당보다 전통이 있는 정당으로 만들 자신이 있다.
4김영환(48)지금은 밋밋한 개혁이 아니라 토네이도 같은 폭풍이 필요한 때다. 젊고 개혁적이며 중부권을 대표할 총선 지도부가 필요하다.
5추미애(45)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이름으로 단죄돼야 한다. 당의 개혁과 대혁신을 통해 민주당을 수권정당으로 만들겠다.
6장재식(68)말로만 하는 개혁은 공허한 구호요, 이상주의에 불과하다. 당의 화합을 이루고 전문지식과 경륜을 갖춘 지도부가 나와야 한다.
7김경재(61)3김식 카리스마를 가진 지도자보다 국민 스스로 정한 지향점에 효과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항해사가 필요한 때다.
8조순형(68)깨끗한 정치, 국민통합 정치를 실현하고 젊고 유능한 인재를 두루 영입해 민주당을 내년 총선에서 원내 1당으로 도약시키겠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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