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원, 단순 측근인가… 최고 실세인가…

  • 입력 2003년 11월 17일 18시 50분


강금원(姜錦遠) 창신섬유 회장이 연일 노무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튀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강씨가 지난 대선 때 어떤 역할을 했는지, 노 대통령과는 얼마나 깊은 관계인지를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강씨는 최근 검찰 조사를 전후해 기자들과 만나 “(장수천 사업과 관련해) 선봉술씨가 징징거릴 때 그냥두면 ‘사고를 칠까봐’ 도와줬다” “노 대통령이 300억원이 증발한 것을 알고 탈당한 것이다” “나는 측근 중의 측근으로 (대통령과) 서로 막말도 하는 사이다”는 얘기를 거침없이 내뱉었다.

이와 관련해 야권은 강씨의 언행이나 노 대통령의 강씨에 대한 ‘특별한 배려’ 등으로 미뤄볼 때 강씨는 노 대통령의 가까운 ‘후원자’ 정도가 아니라 금전적으로 깊숙이 얽혀 있는 ‘동업자’ 관계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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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17일 의총 발언을 통해 “강씨가 대통령과 부부동반 골프를 하고 말 한마디로 한 정당의 명예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것을 보면 ‘부통령’이 탄생한 것 같다”며 “이런 부통령들은 보통 정권 말기에 나타났는데 참여정부는 정권 초기에 부통령이 나타났다”고 비난했다.

유종필(柳鍾珌)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300억원 얘기를 강씨와의 부부동반 골프 때 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때 한 것인지 밝히고 그 전언 내용에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고 촉구했으며 김재두(金在斗) 부대변인도 “강씨는 ‘측근 군기반장’이 아니라 노 대통령의 재정담당 특보임이 드러났다”고 공격했다.

한나라당도 ‘강금원 게이트’의 정치쟁점화에 나섰다.

이재오(李在五) 사무총장은 이날 상임운영위원회의에서 “강씨 혐의는 정치자금법이 아니라 뇌물죄가 맞다”며 “앞으로 이 부분을 집중 조사하도록 촉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강씨가 대통령의 후원자로서 서로 친분이 두터운 것은 사실이지만 두 사람의 인연이 실제보다 부풀려지고 있다”면서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민정수석실은 강씨의 튀는 발언이 돌발사고로 이어지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응 방법이 없어 속만 앓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한 핵심관계자는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우리는 일절 간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도 내심 노 대통령에 불만을 갖고 있는 눈치다. 한 초선 의원은 “노 대통령에게 강씨는 과연 무엇인지 우리도 궁금하다. 행태로 보아서는 단순히 노 대통령을 오래 후원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동반자’ 수준 아니냐. 지금 시절에 대통령 부부와 골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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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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