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현대車 후원금 7억 유용 盧캠프, 수십억 회계자료서 누락”

  • 입력 2003년 11월 15일 0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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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자금 불법모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14일 한나라당이 현대자동차에서 받은 후원금 중 최소 7억원가량을 빼돌린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최근 현대차 관계자에게서 “지난해 대선 전 똑같은 액수의 후원금을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검찰이 그동안 입수한 후원금 자료에는 현대차가 지난해 11월과 12월 민주당에 10억원, 한나라당에 3억원을 각각 제공한 것으로 나타나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현대차 후원금 중 3억원만 공식 후원금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7억원은 빼돌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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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검찰은 현대차가 양당에 10억원 이상씩을 제공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한나라당은 물론 민주당도 후원금 일부를 유용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지난해 대선 당시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 캠프가 모금한 대선자금 가운데 수십억원이 회계자료에서 누락된 단서를 포착했다.

대검 관계자는 “이상수(李相洙·열린우리당) 의원이 최근 제출한 후원금 자료 중 일부 허위가 있는 건 사실”이라며 “정확한 누락 규모와 사유 등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김영일(金榮馹) 의원을 이날 소환해 “SK가 도와준다는 사전보고와 돈이 들어왔다는 사후보고를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김 의원은 “대선이 끝난 뒤 불법 대선자금의 모금 및 집행 내용이 담긴 자료를 폐기하도록 이재현(李載賢·구속) 전 재정국장에게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SK비자금 모금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SK 이외의 기업에서 돈을 받았는지는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동안 자료 제출을 거부해 온 한나라당의 중앙당 후원회 회장인 나오연(羅午淵) 의원이 이날 “이상수 의원이 검찰에 낸 만큼의 자료는 내겠다”고 전해옴에 따라 한나라당에서 자료를 넘겨받는 대로 분석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한편 검찰은 노 대통령의 고향친구인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에게 수억원을 건넨 단서가 포착된 강금원(姜錦遠) 부산 창신섬유 회장을 15일 소환해 돈 전달 경위 등을 조사키로 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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