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이모저모]노대통령 "한국은 좋은시장 투자 확대를"

  • 입력 2003년 10월 20일 01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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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9일 오후 태국 방콕에 도착한 노무현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첫 개별 정상회담을 갖는 등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3개월 전 노 대통령의 7월 중국 방문 때 처음 대면한 양국 정상은 오후 7시반(한국시간)부터 30분간 열린 회담에서 최근 중국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의 성공적 발사를 화제로 대화를 나누는 등 시종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대 현안인 북핵문제를 놓고도 두 정상은 북한 설득에 공동보조를 맞춰나간다는 데에 쉽게 의견을 모았다.

후 주석은 그러나 “올 들어 8월까지 양국간 교역규모가 440억달러를 초과했는데, 한국이 168억달러의 흑자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고, 이에 노 대통령은 “대(對)중국 흑자의 대부분은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이 중간재를 수입한 데 따른 것인 만큼 양국간 무역규모가 늘수록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그런 가운데 한미 양국은 20일의 정상회담 공동발표문에 포함될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 문제에 대한 표현의 수위를 놓고 이날 밤늦게까지 실무협의를 계속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오후 6시반부터 45분간 미국 기업인 및 경제단체 관계자 27명과 간담회를 갖고 “한국은 좋은 시장이며, 투자하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며 적극적인 대한(對韓) 투자를 요청했다.

미국 기업인들은 이날 “한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노사관계의 안정,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규제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토머스 도너휴 미 상공회의소 회장은 인사말에서 “노 대통령이 12월에 재신임을 받겠다고 했는데, 이는 한국정치를 철저하고 진정하게 개혁하려는 의도라고 본다. 지도자로서 대담하고 과감한 결단이다”고 평가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감당하기 어려운 과분한 칭찬”이라면서 “지금 어려운 처지에 있지만, 이를 계기로 한국 사회의 합리성과 투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노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길이다. 이미 남북경협이 상당히 진전된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도 이를 포기하기 어려울 것이고, 북한은 반드시 핵을 포기하리라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방콕=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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