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나온 이광재실장 ‘집중포화’에 진땀

  • 입력 2003년 10월 12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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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선 이광재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경제기자
11일 대통령비서실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선 이광재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경제기자
1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서 야당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386핵심참모인 이광재(李光宰) 대통령국정상황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각종 의혹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김학송(金鶴松·한나라당) 의원은 “부친 재산이 얼마 없는 것으로 아는데 대선 직전인 지난해 12월 초 무슨 돈으로 시가 6억5000만원대의 서울 종로구 평창동 빌라를 구입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이 실장은 “빌라는 구입 당시 5억원 정도였으나 집 주인이 미국으로 떠나면서 싸게 집을 내놓아 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아내가 기자생활을 계속했으며 본인도 서울 청진동에서 카페를 운영한 일이 있고, 양가 모두 여유가 있어 돈을 갖다 쓸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5촌 아저씨인 이모씨가 북한 장성이라는 것을 아는가, 군에는 왜 가지 않았느냐”고 몰아세웠다.

이 실장은 이 질문에 대한 즉답을 피하며 “사촌형이 육군사관학교 시험에 합격하고도 연좌제 때문에 최종 불합격돼 울면서 책을 불태우던 모습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하는 대목에서는 잠시 목이 메어 울먹이는 듯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자부하건대 내 또래의 대한민국 국민 누구보다 나는 애국심이 투철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김영춘(金榮春·통합신당) 의원은 이날 “회자되는 것처럼 386참모들에게 문제가 많은 것이냐”고 이 실장에게 물었다. 이에 이 실장은 “386세대는 광주민주화운동을 에너지 삼아 아픔을 딛고 치열하게 싸웠던 세대”라면서 “저도 스물네 살에 국회의원보좌관을 하면서 열심히 살았으나 주어진 책임과 무게에 그 능력이 못 미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그는 이 밖에 최근 불거진 금품수수설에 대해 “절대 진실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조그만 잘못이 대통령을 공격하는 고리가 돼 안타깝다”고 답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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