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수석 “전투병 파병할 필요 있나”

  • 입력 2003년 9월 17일 0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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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16일 미국의 전투병 파병요청과 관련해 “비전투병이라면 몰라도 전투병까지 파병할 필요가 있느냐”고 밝혀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 수석의 이 같은 발언은 시민단체나 여당 내 소장파 의원 및 한나라당 탈당파 의원 등 전투병 파병에 반대하는 측의 입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어서 국내적으로는 물론 외교적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미국의 이라크 전투병 파병 요청과 관련해 청와대는 그동안 공식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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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수석은 이날 본보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미국의 희망이야 전투병 파병이지만 우리는 엄연한 주권국가인 만큼 미국이 시키는 대로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며 “우리가 생각해서 결정할 문제이지 미국의 눈치를 왜 보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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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수석은 이어 “잘 사는 나라도 많은 데 (미국이) 우리나라 같은 분단국가에서 전투병력을 빼도록 파병을 요청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또 “북한 핵 문제도 한숨을 돌려 가닥을 잡은 상황인데 이 문제와 파병을 굳이 연계해 생각할 필요는 없다”며 “청와대 안에서도 전반적으로 전투병 파병만큼은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문제에 관해 국민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요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국민투표에까지 부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파병이 검토되고 있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없도록 관계 부처에서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고 말했다고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은 또 “파병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닌 만큼 각별히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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