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언론소송 어른답지 못해"

  • 입력 2003년 9월 5일 00시 45분


코멘트
4일 저녁 청와대에서 열린 5자회동은 평소보다 다소 길게 진행됐다.

오후 6시반에 시작돼 8시45분에 끝난 이날 회동에서 이들은 ‘상생(相生)의 정치’를 위해 자주 만나자는 데는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해임문제에 대해서는 인식차를 좁히지 못했다.

▽최병렬 대표=그동안 원내 1당 대표와 대통령이 만나지 못한 것부터가 정치가 비정상적이라는 증거다.

▽노무현 대통령=취임 전에도 야당을 찾아갔고 양당 총무도 만났고, 취임 후에도 3당 대표들을 만났는데 야당이 경선에 들어가서 기회를 못 잡았다. (농담조로) 최 대표가 당선된 이후에는 대정부 공세가 심해서 차마 입을 뗄 수가 없었다.

▽최 대표=지금부터 21세기 성장인자를 찾아야 한다. 대통령 직속으로 21세기 국가전략산업특위를 구성하자.

▽노 대통령=10대 차세대 성장동력산업과 관련해서 6개 부처가 협의해서 추진하고 있는데, 도와주신다는 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김종필 총재=기구를 만드는 것은 좋은데, 이미 추진하고 있다면 옥상옥이 돼서는 안 된다.

▽정대철 대표=(민주당 신주류의 신당추진과 관련) 야속할 지경이다. (대통령이) 정말 도와줬으면 좋겠다.(다들 웃음)

▽최 대표=언론사와 김문수 의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대통령은 나라의 어른이다. 어른답게 행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

▽노 대통령=언제 어른 대접 해주셨느냐. 언론도 잘못 보도한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지금 논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최 대표=한총련 사태는 유감이다. 더 이상 반미운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달라.

▽노 대통령=공감한다. (김두관 장관 해임건의안 가결을 지칭해) 어제 너무 어려운 숙제를 던져줬다.

▽최 대표=국회에서 표결이 끝난 뒤 김 장관이 기자회견에서 국민과 더불어 싸우겠다고 했다. 이런 방자한 태도에 할 말이 없다. 대통령이 똑바로 해야 한다. 아침 신문에 났는데, 법률학자의 의견을 경청하기 바란다.

▽노 대통령=헌법재판소의 최종판단을 받아봐야 하는 것 아니냐.(다들 웃음)

▽박관용 의장=과거에 영수회담이나 여야대표 회담을 하면 한두 번 만난 후에는 깨지고 마는데 그래도 만나는 게 좋다. 이런 만남이 계속됐으면 좋겠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