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全大무산때 탈당시기-규모는]“10명부터 61명까지”

  • 입력 2003년 9월 2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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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내 신당 강경파가 4일 ‘최후의 당무회의’에서 전당대회 소집 안건 의결이 무산될 경우 탈당 등을 통해 신당 추진을 강행한다는 데 뜻을 모음에 따라 이들의 탈당 규모와 시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1일 밤 강경파 회동에 참석했던 정동영(鄭東泳) 신기남(辛基南) 천정배(千正培) 의원 등 8명은 전대 소집 무산시 △끝까지 행동을 통일, ‘4·28 신당 선언’의 대의(大義)를 관철시키고 △이를 위해 김원기(金元基) 고문 등 신당추진모임 지도부와 함께 한다는 원칙에 합의한 상태다. ‘행동 통일’이란 물론 궁극적으로 신당 추진의 유일 방도인 ‘탈당’을 뜻하는 것.

이들처럼 당무회의 표결 무산시 즉각 탈당 각오를 밝히고 있는 의원수는 대략 10명 안팎이다. 그러나 이강철(李康哲) 대구시지부장 내정자는 2일 “최소 30명, 최대 50명은 탈당에 행동을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김근태(金槿泰) 고문이 참여한다면 그를 따르는 의원 8명을 포함, 나갈 사람이 61명은 될 것”이라는 ‘희망사항’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천 의원은 “몇 사람이 성급하게 나가선 안 된다”며 전날 ‘50명 탈당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위력적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였을 뿐”이라고 바로잡았다.

이처럼 탈당 예상 의원수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탈당 결행 시기에 대한 전망도 엇갈린다. 당무회의 직후인 5일쯤 10여명의 ‘선도(先導)탈당파’가 먼저 탈당을 감행할 것인지, 30∼50명에 이르는 신당파의 주력군이 시간을 두고 ‘집단탈당’에 뜻을 모을 추석 직후까지 ‘선도탈당’ 결행이 미뤄질 것인지 누구도 딱 부러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일 열린 신당추진모임 운영위 회의에서도 신기남 의원은 “(탈당이) 일단 시작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 거의 모두 대세에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신당추진모임 지도부는 “한자릿수, 또는 10여명이 선도탈당을 해봤자 아이스크림처럼 녹아버릴 우려가 있다”며 ‘함께 움직이자’는 쪽으로 분위기를 잡아가는 상태. 김원기 고문과 이해찬(李海瓚) 정동영 의원 등이 이 같은 ‘행동통일론’을 주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선도탈당론’의 불씨가 꺼진 것은 아니다. 2일 ‘열린개혁포럼’ 오찬 모임에서도 “4일 당무회의를 지켜보고 같이 행동하자”(장영달·張永達 의원)는 의견이 다수였으나 신 의원 등은 “당무회의를 보고 의지를 밝힐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천 의원도 이날 “일단 4일 당무회의에 최선을 다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주저앉든가 탈당하든가 결단해야 한다”며 선도탈당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편 신당파 내에서는 4일 당무회의 표결 무산 직후 신당추진모임 전체회의를 갖고 일단 당적을 유지한 채 당 밖 신당추진 세력과의 연대 추진을 선언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신당파는 특히 “지역주의와 기득권 유지세력의 방해로 신당 추진이 가로막혔다”며 비주류의 분당 책임을 강조한 뒤 60∼70명의 동조 의원의 서명을 받아 ‘당중당(黨中黨)’ 체계를 갖춰 국정감사 이후 법적 탈당 절차를 밟는 수순도 강구중이다.

한편 정범구(鄭範九) 의원이 이날 성명을 통해 “신당 강경파들이 개혁을 빙자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분파적인 모임을 해체할 것을 요구하는 등 중도 성향 의원들의 ‘분당 반대’ 행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민주당의원 신당관련 입장 분포도▼

◆범 신당파(45명)

▽선도탈당 불사(2명)=신기남 이호웅

▽전대 무산시 집단탈당 불가피(22명)=강봉균 김성호

김희선 남궁석 문석호 박양수 배기선 송영길 오영식

임종석 이강래 이미경 이상수 이종걸 정동채 정동영

정세균 정장선 조배숙 천정배 허운나 홍재형

▽신중파(21명)=김근태 김기재 김덕규 김덕배 김원기

김태홍 김택기 박인상 이정일 이재정 이해찬 이창복

임채정 장영달 정대철 배기운 송석찬 송영진 설송웅

유재건 천용택

◆중도파(34명)

강운태 고진부 구종태 김명섭 김상현 김성순 김영환

김경재 김운용 김태식 김효석 박병석 박병윤 박상희

박주선 설 훈 송훈석 신계륜 심재권 유재건 유재규

이낙연 이만섭 이용삼 이원성 이 협 장태완 조성준

조한천 정철기 추미애 최선영 최용규 함승희

◆당 사수파(21명)

김경천 김옥두 김충조 김홍일 박상천 박종우 유용태

윤철상 이윤수 이훈평 이희규 장성원 장재식 정균환

정범구 조재환 최명헌 최재승 전갑길 최영희 한화갑

*총 101명 중 김방림 의원은 구속 중

▼PK지역 원외 지구당위워장 4명 5일 탈당▼

친노(親盧) 성향의 부산·경남(PK)지역 민주당 원외 지구당 위원장 4명이 5일 민주당을 전격 탈당할 것으로 2일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개혁신당 추진연대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 경기 강원 충청지역의 민주당 인사들도 순차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정치개혁추진위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민주당의 지지부진한 신당 논의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원외위원장 4명이 선도 탈당키로 결정했다”며 “5일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 이유와 향후 행보를 구체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5일 탈당할 예정인 PK지역 민주당 위원장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386 핵심측근인 정윤재(鄭允在) 부산 사상지구당 위원장을 비롯해 최인호(해운대-기장갑) 송인배(경남 양산) 김도훈(창원갑) 위원장 등이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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