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의 '호남사랑' vs 정동영의 '대구사랑'

  • 입력 2003년 8월 28일 1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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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신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의 남다른 '호남 사랑'과 전북 출신인 정동영 고문의 각별한 '대구 사랑'이 정가에서 화제다.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차세대 지도자로 거론했던 이들 두 사람의 이같은 행보는 당내에서 '차기'를 놓고 벌써부터 치밀한 물밑 신경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추미애 의원의 '영남의 딸, 호남의 며느리'론

최근 민주당 신당과정에서 노 대통령에게 자주 쓴소리를 해온 추미애 의원은 "내가 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것이 아니라,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버렸다"며 호남의 배신감을 대변하고 있다.

추 의원은 사석에서도 "내 남편이 호남(전북) 출신이어서, 내 아이들은 호남인"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호남인의 영남 출신 노 대통령에 대한 절대적 지지는 감동 그 자체였다. 그들을 실망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를 두고 "추미애 의원의 대권 전략인 '영남의 딸, 호남의 며느리'론이 마침내 시동을 건 것"이라고도 말하고 있다.

▼정동영 고문의 '동진(東進) 정책'

신당 논의 과정에서 성난 호남 민심에 고전하고 있는 정동영 고문은 최근 '대구사랑모임'의 상임공동대표 자격으로 대구를 잇따라 방문하며 적극적으로 '동진 정책'을 펴고 있다.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열린 연예인 친선 축구대회에서 인사말을 한 정 고문은 무료 입장한 대구 시민이 5만여명에 달하자 적지 않게 흥분했다는 후문이다.

정 고문은 반북 단체와 북측 기자단의 충돌 사태에 대해서도 '대구사랑모임' 명의로 즉각 유감 성명을 내고, 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기민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노 대통령의 차세대 지도자 후보로 꼽은 정동영 고문과 추미애 의원의 물밑 신경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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