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파, 사실상 '신당 포기' 선언

  • 입력 2003년 8월 1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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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신당파들이 사실당 '신당 포기 선언'을 했다.

신당추진모임은 1일 전체회의를 갖고 '민주당 해체' 및 '이념정당(화)', '인적 청산'은 결코 없다는 '3불가론'을 선언했다.

특히 '민주당 해체'는 신당 창당을 위해 기본 전제로 돼왔던 핵심 기치라는 점에서 신당모임이 이를 포기한 것은 완전한 의미의 신당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3불가론' 선언 의미와 배경

신당파들이 이날 '민주당 해체'등 3가지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은 무엇보다 총선 승리를 염두에 놓고 볼 때 더 이상 '개혁성'을 앞세우거나 당내 분열을 가져올 수 있는 신당 논의는 안된다는 상황인식에 기인한 바 크다.

특히 기존 민주당 틀로는 총선에 이길 수 없다는 당초의 주장에서 '친노' 및 '개혁'코드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현실론이 모임 내부에서도 확산되면서 '당내 통합'에 무게를 둔 '저강도 신당'으로 선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상수 사무총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전당대회 결과와 관련, "명분 때문에 자기주장을 접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데 당의 대의원 전체가 결정을 해주면 명분있게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신당파의 당초 기치를 고집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물론 비주류 일각에서는 여전히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주류를 설득하기 위한 '고성능 미끼'라는 의심도 제기하지만 신당의 핵심 요소가 되는 3가지를 모두 포기한 이상 전당대회 협상에서도 이 기조를 벗어난 주장을 하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는 당명만 바꾸는 선에서 비주류와 타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동채 의원 브리핑

(모두 발언)=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통합신당이라는 목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나라당에게 진다면 한반도 평화 정착과 정치 개혁에 차질이 생긴다. 한나라당에게 정국 주도권을 넘겨주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분열없는 통합신당, 해체없는 통합신당으로 간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3 불가(不可) 원칙'을 채택했다. 첫째 민주당 해체, 둘째 이념 정당(화), 셋째 인적 청산은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일문일답)

-왜 이런 원칙을 채택했나.

"구주류에서 자꾸 우리보고 당무회의에서 결정할 안을 놓고 '통합신당한다는 것은 결국 당을 해체하겠다는 것이냐'고 주장하는데 결코 그렇지않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결국 지금 말하는 통합신당은 민주당 내 신구주류를 통합하는 신당을 말하는 것 아니냐. "알아서 해석하라. 우리는 5.16 이후 줄기차게 통합신당을 주장해왔다."

-이런 식이라면 도로 민주당, 리모델링과 다를 게 뭐냐.

"알아서 판단하라. 이해찬 기획단장 등과 상의해 이 정도로만 브리핑하기로 했다. 더 이상 묻지 말라."

-어차피 통합신당하려면 민주당을 해체해야하는데 어떻게 해체안하고 신당을 하겠다는 것이냐.

"우리는 오늘 전당대회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주변에서 개혁당 한나라당 탈당파와의 제휴 등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공식적으로 그런 논의를 한 적이 없다. 오늘도 논의 전혀 안했다."

-민주당 해체없는, 분열없는 통합신당으로 가겠다고 했는데 반대 의견 없었나.

"그런 의견 전혀 없었다."

-전당대회를 위해 모인 자리인만큼 오늘 발표도 전당대회용인가. 구주류의 공세를 비껴가기위한 것인가.

"다시 말하지만 우리 입장은 5.16 이후 변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오늘 발표한 대로 그대로 믿어달라."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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