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김정일” 부시, 비난않고 존칭 이례적 사용

  • 입력 2003년 7월 22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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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 북핵 문제를 언급하며 이례적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김정일씨(미스터 김정일)라고 불러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김 위원장을 ‘악의 축’ ‘무법 정권’ ‘압제자’ ‘신뢰할 수 없는 사람’ 등의 원색적인 말로 비난해 왔다.

이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두 번 거명했으며 한번은 ‘미스터 김정일’, 또 한번은 그냥 ‘김정일’이라고 불렀다.

부시 대통령은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결정은 스스로를 전 세계로부터 소외시키는 길이라는 것을 ‘미스터 김정일’에게 말하기 위해 중국 한국 일본 등 주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한반도 주변국들은 핵무기 개발 결정이) 현명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을 ‘김정일’에게 확신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러 차례 김 위원장과 북한 정권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햇볕정책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김 위원장에 대해 “자기 국민들 밥도 못 먹이면서 군사력만 강화하는 것은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유명한 ‘악의 축’ 발언은 지난해 연두교서에서 나왔다. 올해 초 연두교서에서도 북한과 이라크 등을 ‘무법 국가’라고 비난했으며 “한반도에는 폭압적 정권이 공포와 기아 속에 사는 국민을 지배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올 초 북한을 ‘테러리스트 정권’으로 규정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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