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그것 참…” 최병렬 대표 ‘盧대통령 불인정’ 발언에

  • 입력 2003년 7월 9일 18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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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는 9일 한나라당 최병렬(崔秉烈) 대표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다”고 한 발언에 대해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매우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문희상(文喜相)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 회의에서는 최 대표의 문제 발언을 집중적으로 성토하는 분위기였다고 청와대 윤태영(尹太瀛)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최 대표의 발언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면서 “도대체 야당의 대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불만도 적지 않았다”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대통령이 방중 외교 중인데 최소한의 금도는 지켜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서부터 “야당 지도부가 새로 출발해서 기대를 걸었는데 구태정치를 답습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는 등의 발언이 나왔다고 윤 대변인은 설명했다.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대통령 방중 후 여야 대표 초청 설명회 계획에 대해 “야당 대표가 저런 식으로 말하는데 도대체 만날 생각이 있는 것이냐”면서 “현재로선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에 나서지 않고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지, 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다”며 “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경제 살리기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대표는 노 대통령의 방중 귀국 후 영수회담 가능성과 관련, “나라도 청와대에 쫓아가서 대통령에게 이런 얘기를 하고 싶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제의가 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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