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정상회담 전망]北核 다자회담 돌파구 열릴까

  • 입력 2003년 7월 4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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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7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을 다자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한 방안 등을 논의한다.

핵심 의제인 북핵 문제는 한중 양국 정부가 평화적 해결이라는 거의 일치된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에 협의 자체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은 지나친 대북 압박은 북한의 극단적 반발을 불러올지 모르므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이 한미(5월 14일), 한일(6월 7일) 정상회담에 이어 북핵 문제를 둘러싼 정상외교의 일차적인 마무리작업 성격을 갖고 있지만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3국간 실무협의가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또 급격하게 변화하는 주변 정세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북한 핵문제에 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을 채택하려던 미국의 움직임이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닥쳐 무산된 직후여서 한국과 중국의 의견접근이 미국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북핵 해법으로 대북 압박 강화를 구상하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을 전후해 주변국들의 발빠른 행보도 눈에 띈다.

일본 정부는 야부나카 미토지(藪中三十二)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5, 6일 이틀간 중국에 보내 5자회담 개최를 위한 사전 조율작업을 한다. 일본은 대북 압박 문제는 미국에 동조하지만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에는 소극적이어서 앞으로 태도 변화가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북한을 다자회담에 끌어들이기 위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을 1일 워싱턴에 보낸 데 이어 3일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부 부부장을 러시아 모스크바에 파견했다. 특히 중국은 한중 정상회담 직후에는 왕 부부장 또는 다른 고위급 인사를 평양에 보내 회담결과를 설명하고 북한의 다자회담 수용을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적극적 행보로 인해 중국이 북한의 체제보장 요구에 대한 중재안을 마련해 강대국들에 대한 외교적 설득작업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적극적인 중국 정부는 북한을 설득하는 데 외교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4일 “중국 정부는 한중 정상회담 직후에 왕이(王毅) 외교부 부부장이나 다른 고위급 인사를 평양에 보내 회담 결과를 설명한 뒤 북한에 다자회담 수용을 촉구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양국은 한중교류 강화문제 및 민사 상사 사법 공조 협약 체결 등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양국 정상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보다는 각자 회담 결과를 발표하되,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문제와 탈북자 문제 등 양국이 서로 껄끄러운 문제를 안고 있고, 가장 중요한 현안인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한미,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우리 방침을 밝혔기 때문에 공동성명의 필요성은 많지 않다는 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한중 정상회담 주요 예상 의제
주요 의제한국 입장중국 입장
북핵 문제평화적 해결 및 북핵 불용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적 해결
다자회담 개최다자회담 성사 위한 중국 노력 요청다자회담 통한 평화적 해결에 동의
탈북자 문제 강제 북송 반대 및 인도적 처리 강조국내법, 국제법, 인도주의 원칙 고려
경제협력교역 투자 확대 및 협력 가속화베이징 올림픽 및 상하이 EXPO 협력
동북아 평화 공동노력동북아 협력구상에 대한 중국 협조 요청동북아 역내 협력 강화 필요성 강조

盧대통령 중국 방문 일정
7일-베이징 도착-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 및 공동기자회견-후진타오 주석 주최 국빈만찬
8일-우방궈 전인대 상무위원장, 쩡칭훙 국가 부주석 등 면담-한중 경제인 주최 오찬 연설-CCTV 회견-재 중국 동포 초청 리셉션-원자바오 총리 면담 및 만찬
9일-만리장성 시찰-칭화대학 연설-베이징 현대자동차공장 방문-상하이로 이동-한쩡 상하이시장 접견 및 만찬-상하이 와이탄 및 푸둥 금융개발지구 야간시찰
10일-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방문-푸둥지역 시찰-한중 경제인 오찬 간담회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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