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영 탈당선언 保-革 재편 '뇌관' 될까

  • 입력 2003년 6월 27일 2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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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개혁파의 리더격인 이부영(李富榮) 의원이 다음주 탈당을 공식화함에 따라 당내 소장 개혁파 의원들의 탈당 움직임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 의원은 그동안 이들의 탈당 논의에 깊숙이 관여해 왔지만 공개적인 탈당 언급은 자제해 왔다. 이 점에서 이 의원의 이번 발언은 개혁파들의 집단행동이 결행 수순에 돌입했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현재 이 의원과 함께 탈당을 준비 중인 개혁파는 이우재(李佑宰) 김홍신(金洪信) 김영춘(金榮春) 김부겸(金富謙) 서상섭(徐相燮) 안영근(安泳根) 의원 등이다. 이들은 29일 긴급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탈당 시기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개혁파는 4월 10일 충남 서천모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차례 회합을 갖고 신당 추진 문제를 논의해 왔다. 이들은 지역구도를 타파할 새로운 개혁진영의 구축을 신당의 지향점으로 하기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여전히 탈당에 대한 결심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구체적인 탈당 의원 수는 아직 유동적이다.

한나라당 신당추진파는 여야를 아우르는 개혁 성향의 정치인들과 학계 법조계 시민단체 문화예술계 인사 70여명을 주축으로 9월 정기국회 이전까지는 신당의 골격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 개혁파의 탈당이 실제로 이뤄지면 기존 여야 구도를 뒤흔드는 정계개편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6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 출범한 최병렬(崔秉烈) 대표 체제의 한나라당이 극심한 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아도 최 대표에 대해 ‘5, 6공 민정계’라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수도권 개혁세력이 집단 이탈할 경우 한나라당의 ‘영남당’과 ‘보수당’ 이미지가 굳어지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개혁파의 탈당은 지지부진한 여권의 신당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부영 의원의 일본 방문에 동행한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의원이 “한나라당 탈당 의원 수가 의미있는 수가 되면 민주당 내 신당 논의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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