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첫 경찰 인사때 혼란겪어"

  • 입력 2003년 6월 16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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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6일 전국 경찰지휘관을 대상으로 한 특강과 오찬간담회에서 공직사회 개혁방향과 북한 핵 및 경제문제 등 다양한 언급을 했다.

▽개혁주체세력 논란 해명=노 대통령은 “내가 얘기한 혁신조직은 (예를 들자면) 경찰청 이하 전 조직에 있는 ‘경찰혁신위원회’와 ‘경찰혁신기획단’ 같은 것을 말한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과거에도 정권만 바뀌면 혁신팀을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면서 “외부기관에 용역을 주거나, 대학교수들을 모아 바깥에서 이리저리 뜯어고치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공무원 잘라내는 것을 개혁의 제1위로 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공식 혁신주체세력’에 대해서도 “시간 있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항상 뭔가를 바꿔보려고 건의서 내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런 일을 안 해도 공무원 하는 데 지장 없겠지만, 특별히 두드러지게 일하면 인사할 때 눈에 띌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인사 줄서기 지적=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경찰 인사를 하는데, 어느 간부는 이쪽에 줄 선 사람이고, 누구는 저쪽에 줄 선 사람이라고 해서 인사가 혼란을 겪은 일이 있었다. 다음 대선에서 누구를 지지할지 모르지만 그때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정부 초기에 ‘너희들 호남이 다 해먹어라’는 식의 정서가 내부적으로 있었고, 이 때문에 여러분의 자존심이 훼손됐을 수 있다”며 “내가 있는 동안엔 그런 일 없을 것이다. 청와대에 줄 대려고 하지 마라. 소용없다”고 못 박았다.

한편 노 대통령은 “국가의 종합적인 정보 부문 역할을 국가정보원이 일부 수행하고 있지만, 한쪽에만 의존하기는 어렵다”며 “경찰의 정보역량을 국정원의 보조 역량이 아니라 사회 기강과 치안이라는 국가의 중추라고 생각하고 정부를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국정원 검찰 경찰 국세청 등 권력기관에 대해선 “권력과의 관계에서 확연하게 중립을 보장하겠다”며 “부당한 명령, 정치적 명령은 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북핵=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된다는 믿음을 해외투자자에게 주기 위해 때로는 미국에 싫은 소리도 하고, 때로는 아쉬운 소리도 하고, 내 딴엔 힘들었다”며 “시간이 걸리겠지만, 큰 불안요인은 아닐 것이다”고 장담했다.

한미관계에 대해서도 “안정된 궤도에 들어간 것 같다. 때때로 갈등과 협력의 관계가 반복되면서 굴러갈 것이다. 장기적으로 봐서 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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