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部處마다 개혁조직 구축”

  • 입력 2003년 6월 13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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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3일 “각 부처에 공식 비공식의 개혁 주체 조직을 만들겠다”며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가는, 실력으로 경쟁할 수 있는, 희망의 시대로 가는 개혁세력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용섭(李庸燮) 국세청장과 전국 99개 세무관서장 등 국세청 간부 153명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이같이 밝히고 “나와 직접 대화하거나, e메일로 하거나, 안 될 수도 있지만 정신적 가치를 함께하는 조직이 생길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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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 조직은) 대통령과 긴밀한 협조를 갖고 적당하게 권세를 누리는 ‘하나회’ 같은 비선조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또 “내가 가진 개혁은 국가를 개조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개혁은 사람의 행동양식을 개혁하는 것으로 문화개혁을 하겠다”면서 “그렇다고 중국의 문화혁명을 떠올리지는 말라.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감사원이 국민의 통치권을 위임받은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를 감사할 것이다. 올 연말이 지나면 대통령의 국정방향과 반대로 가거나 안 가는 사람, 옆길로 가는 것은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며 인사권을 통해 문책과 포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허수아비 대통령이 된다”고 했다.

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대해 윤태영(尹太瀛)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에게 ‘개혁주체조직’의 구체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물어봤더니 ‘e메일이나 특강 등을 통해 내 메시지를 전달하다 보면, (공무원 사회에) 개혁의 주체세력이 자발적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뜻으로 얘기한 것이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따라서 노 대통령이 이날 언급한 ‘개혁주체조직’은 앞으로 감사원의 정책감사와 인사권을 통해 정부 내에서 자신의 ‘개혁코드’에 일치하는 공무원을 중심으로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한편 한나라당 박종희(朴鍾熙)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정부부처에 개혁주체조직을 만든다면 기존의 정부부처는 반개혁 내지 개혁의 걸림돌이 되는 조직이란 말이냐”라고 반문한 뒤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이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함께 ‘개혁독재’로 끌고 가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이런 생각 때문에 노 대통령이 정부에 대해 비판하는 언론과 야당을 무조건 반개혁, 수구로 몰아붙이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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