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주류 “임시全大 소집해 저지”

  • 입력 2003년 6월 10일 00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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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민주당 당무위원회의에서 주류측 신당추진위 구성안 상정에 대한 치열한 찬반 논쟁이 계속되자 의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안철민기자
9일 오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민주당 당무위원회의에서 주류측 신당추진위 구성안 상정에 대한 치열한 찬반 논쟁이 계속되자 의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안철민기자
민주당 주류측이 추진 중인 신당추진위원회 구성안이 우여곡절 끝에 비주류가 제출한 임시전당대회 소집 요구안과 동시에 9일 당무회의에 상정됐다. 하지만 이 안의 상정 절차를 놓고 최명헌(崔明憲) 유용태(劉容泰) 의원 등 비주류측은 “변칙이자 날치기”라며 강력 반발해 당무회의는 또 공전됐다.

이날 회의가 시작되자마자 주류와 비주류 양측은 당무회의 장소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국회 예결위장으로 옮긴 것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장성원(張誠源) 의원은 “이렇게 변칙적인 의사진행을 하는 게 신당의 이미지냐. 이렇게 비민주적인 의사 진행은 폭거”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최명헌 의원은 “국회 대정부질문이 끝나는 11일 이후 당사에서 구성안 상정 여부를 논의하자”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희선(金希宣) 의원은 “(장소를 시비 거는 것은) 조선시대에 왕의 장례식을 며칠로 하자고 싸움박질 하는 것과 같다”며 반박했다.

논란이 계속 이어지자 정대철(鄭大哲) 대표는 회의 시작 30분이 지난 뒤 구두로 신당추진위 구성안을 직권 상정했다. 이에 비주류의 김충조(金忠兆) 의원 등이 “장소를 바꿔 ‘환장(換場) 날치기’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구성안 상정 무효를 주장했지만 정 대표는 “이미 상정됐다. 내가 한쪽으로 모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후 양측은 “구성안이 상정됐다는 것을 승복할 수 없다”(이윤수·李允洙 의원) “상정 자체가 안됐다면 억지”(이미경·李美卿 의원)라며 계속 맞섰다.

당무회의 직후 박상천(朴相千) 최고위원은 “상정을 막기 위해서는 당무회의를 원천봉쇄하거나 당무회의 의장인 정 대표의 입을 틀어막아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점잖지 못하게 돼 상정을 묵인했다”며 “정치 한 지 얼마 안 된 ×들이…”라며 주류측을 비난했다.

주류인 이해찬(李海瓚) 의원은 “올해 말까지 신당 논의를 한다는 기분으로 천천히 하겠다”고 말했고,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은 이에 앞서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신당이 제1의 목표고 분당을 막는 것은 제2의 목표”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불행한 사태(분당)가 올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박상천 정균환(鄭均桓) 유용태 의원 등 비주류 의원 18명은 이날 밤 모임을 갖고 임시전당대회 소집 준비위를 구성해 신당파의 신당추진위 구성안의 표결 처리에 대응하기로 했다. 이들은 각 지역 대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표결 처리 저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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