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親盧신당파 "창당강행" 선언]"준비끝…늦출이유 없다"

  • 입력 2003년 5월 2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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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친노(親盧) 신당파가 26일 ‘힘에 의한 신당 창당’ 강행을 선언하고 나선 데는 당내 세규합이라는 물밑 준비작업이 어느 정도 완료됐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신당파는 ‘5·16 워크숍’ 이후 김원기(金元基) 신당추진모임 의장을 중심으로 이상수(李相洙) 이해찬(李海瓚) 의원 등 7명으로 구성된 ‘준비팀’을 내부적으로 가동해 왔으며 지난 주말부터 비주류의 ‘민주당 사수’ 선언이 잇따르자 더 이상 일정을 늦출 수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이다.

‘지둘려’(‘기다리라’는 뜻의 전라도 사투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신중한 김 의장이 직접 나선 것도 신당파의 ‘전의(戰意)’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이날 신당 불참을 선언한 한화갑(韓和甲) 전 대표를 겨냥해 “구주류는 몇 명 안 된다. 지난주에 모인 12명에 한 전 대표 ‘1명’이 가세한 데 불과하다. 신당 추진에 문제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과 내 생각이 같은 만큼 27일 청와대 의원 만찬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따로 신당 얘기를 할 생각이 없다”는 말도 했다.

신당파는 실제 ‘행동’ 돌입을 위해 신당추진모임에 참여를 원하는 당무위원들을 상대로 가입원서를 받는 등 표 대결을 앞둔 정지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상수 사무총장은 “끝내 같이 안 간다면 탈락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탈당하는 게 아니라 반발하는 사람이 떠나는 꼴이 될 것이다”고 말해 신당추진안의 당무회의 통과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강철(李康哲) 당 조직강화특위 위원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다수”라며 신당안에 반대할 당무위원 ‘15인 명단’을 거명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가 거명한 당무위원은 박상천(朴相千) 정균환(鄭均桓) 김충조(金忠兆) 한화갑 장재식(張在植) 김옥두(金玉斗) 이윤수(李允洙) 최명헌(崔明憲) 박종우(朴鍾雨) 추미애(秋美愛) 유용태(劉容泰) 윤철상(尹鐵相) 장성원(張誠源) 이훈평(李訓平) 김경천(金敬天) 의원. 그는 또 조순형(趙舜衡) 이협(李協) 최재승(崔在昇) 송영진(宋榮珍) 강운태(姜雲太) 김성순(金聖順) 유재규(柳在珪) 의원 등 7명을 입장을 아직 정하지 못한 당무위원으로 거명하기도 했다.

신당파는 신당추진기구를 구성하면 이 기구가 현 지도부의 기능을 대체해 임시지도부 기능을 겸하도록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유인태(柳寅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당 문제는 당에 있는 분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당정 분리 원칙이 기조이기 때문에 신당을 하라 마라 밝히라는 것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대통령이 미국 방문 전 “정당 개혁이 제대로 안 된다고 판단될 때에는 당의 중진 입장에서 뭔가 입장은 밝히겠다”고 한 점에 비추어 다음달 3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간접적으로라도 입장 표명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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