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대표 '2차'간 곳은 '황태자 룸살롱'

  • 입력 2003년 5월 22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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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대철(鄭大哲)대표와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대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21일 청와대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만찬을 끝낸 후 서울 서초구 J 룸살롱으로 가 2시간여 동안 폭탄주를 마시며 노래를 부르다가 헤어졌다. 이 자리에는 3당 대표 비서실장과 대변인도 함께 있었다.

술집은 김 총재가 선택하고 술값은 정 대표가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자리는 김 총재가 지난번 청남대 회동때 "좋은 자리 한번 하자"고 말했던 것에 정 대표가 호응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술집은 김 총재가 6공 때 민자당 대표로서 우리나라를 방문한 아프리카의 한 국왕과 식사를 한 적이 있는 고급 룸살롱이다.

술은 발렌타인 17년산(한 참석자의 전언)을 김 총재가 가져갔으며 여종업원 7,8명이 시중을 든 것으로 전해졌다. 폭탄주는 5~6잔씩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용은 600만~700만원 정도 됐을 것으로 한 참석자는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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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룸살롱은 역대 정권의 실세들이 이권청탁 등을 받는 장소로 이용하면서 자주 구설수에 올랐던 최고급 룸살롱이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의 차남 홍업(弘業)씨,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賢哲)씨 등이 구속됐을 당시 공소장에도 이 룸살롱이 등장했다. 그래서 '황태자 룸살롱'으로 불리기도 한다.

검찰 수사 결과에 따르면 홍업씨는 2000년 6월 당시 대한주택공사 사장 오시덕씨를 이곳에서 만나 사정기관의 내사에 대한 선처를 부탁받았고, 현철씨도 두양그룹 김덕영회장에게서 93년 이후 21차례에 걸쳐 15억원을 받는 과정에서 이 룸살롱을 이용했다.

지난 85년 허가를 받은 후 5공 실세인 허모씨, 이모씨가 드나들면서 일부 고위층에 알려지기 시작한 이 룸살롱은 6공의 실세 박철언(朴哲彦)씨가 출입하면서 급부상했다.

3층짜리 단독주택으로 되어있어 얼핏 보면 가정집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1층은 대리석으로 장식한 로비와 카페, 2~3층은 한정식집, 4층은 룸살롱으로 돼 있다. 이 룸살롱은 '회원제'로 운영돼 사전 예약 없이는 갈 수 없고 곧바로 주차장으로 연결되는 철저한 보안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기본 술값은 1인당 50만원, 여종업원 팁은 30만원.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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