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길재경 2000년 사망" 공식 확인

  • 입력 2003년 5월 19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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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9일 길재경(吉在京) 전 노동당 부부장이 2000년 6월 사망했다고 공식 확인함으로써 17일 불거진 길 전 부부장의 미국 망명설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길 부부장은 2000년 6월 병사한 뒤 현재 평양 신미리 애국열사릉에 안치돼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연합뉴스가 망명설을 제기했던 노동당 조직지도부 염기순 제1부부장의 차남 염진철에 대해서도 “자기 임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도 19일 올 2월 남북 역사학자 공동학술토론회를 취재하기 위해 방북한 자사 취재진이 평양 신미리 애국열사릉에서 찍어온 길 전 부부장의 묘비 사진을 공개했다.

길 전 부부장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으로 마약거래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김 위원장의 비밀자금을 조성하는 ‘금고지기’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 따라서 망명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북한 핵 해결과정에서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메가톤급 정보가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아 연합뉴스 보도는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결국 망명성이 오보(誤報)로 확인되자 연합뉴스는 이날 오전 사고를 통해 “평소 신뢰를 쌓아온 취재원에게서 본사 기자가 상세히 전해 듣고 작성했고 북한 관련 정부부처의 확인과정을 거치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 철저하게 사실 확인을 하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대목”이라면서 “국내외에 엄청난 파장과 물의를 빚은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통상 북한 고위인사 사망은 노동신문 등에 게재되지만, 길 전 부부장의 사망기사가 실리지 않은 바람에 북한 관련 당국에서도 미국 등에 확인을 거치느라 망명설을 즉각적으로 공식 부인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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