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협상 실패땐 北 해상봉쇄

  • 입력 2003년 5월 18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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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은 북한 핵문제 협상이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미사일이나 마약 등을 운반하는 북한 화물선을 해상에서 저지하는 방안을 갖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미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관리들은 “북한 화물선에 대한 해상 저지는 선별적으로 점차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며 “먼저 미사일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배가 해상에서 저지되고 이어 마약, 밀수품, 그리고 무기급 플루토늄을 실은 배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또 미 국방부 관리들이 중국을 설득해 대북 석유공급을 차단하는 등 더 대담한 봉쇄조치를 통해 북한 지도부가 붕괴될 때까지 압박을 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고위급 한반도 전문 관리는 “식량을 제외한 어떤 것도 북한에 공급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이 같은 봉쇄 방안은 북한 핵시설에 대한 직접 공격에 버금가는 것이어서 미 행정부 내 매파들에게 인기 있는 아이디어가 됐다”며 “북한은 공해에서의 (미국의) 무력시위를 두려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이 신문은 “이 모든 것들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가장 싫어하는 시나리오일 것”이라며 “앞으로 몇 개월간의 대북 전략은 중국과 한국 일본까지 포함하는 협상이 되겠지만, 미 행정부 내에서 협상이 아무리 큰 규모로 이뤄져도 북한이 핵무기 폐기에 동의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유엔 결의 없이 공해에서 타국 선박을 나포할 권한이 없다는 점이 문제며, 여기에다 미사일과 달리 작은 가방에도 숨길 수 있는 플루토늄을 찾아낸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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