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송금 정상회담 대가성 조사

  • 입력 2003년 5월 14일 1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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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규 현대 아산 사장이 14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권주훈기자
김윤규 현대 아산 사장이 14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 -권주훈기자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송두환(宋斗煥) 특별검사팀은 14일 김윤규(金潤圭) 현대아산 사장을 소환, 대북 송금 경위 등을 조사했다.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한 김 사장은 “특검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짧게 말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특히 김 사장이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을 주도한 것에 주목, 사업 추진 배경 및 남북정상회담과의 관련성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특검팀은 현대아산측으로부터 현대 대북사업 계획서와 남북경협계약서 등 관련자료를 제출받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대북송금 당시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냈던 김재수(金在洙) 현 현대그룹 경영전략팀 사장을 15일 소환, 구조본이 계열사를 상대로 송금액을 모금하는 등 송금 과정에 깊이 개입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특검팀은 현대상선이 북한에 송금한 2억달러가 남북정상회담 하루 전인 2000년 6월 12일 중국은행 마카오 지점에 개설된 북한 국영은행 계좌 등으로 입금됐다는 정황을 포착,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당시 북한이 회담 연기를 일방통보한 날이 6월 10일이고 실제 회담이 이루어진 날짜가 13∼15일이어서 12일에 북한 계좌로 입금된 것이 확인된다면 남북정상회담의 대가설이 설득력을 가지게 된다.

이와 관련, 임동원(林東源) 전 국가정보원장은 “6월 9일 송금이 이루어졌고 회담 연기 발표는 10일이기 때문에 송금과 정상회담은 무관하다”고 주장했었다.

특검팀은 또 2000년 6월 26일 산업은행이 현대건설에 채권을 인수해 주는 방식으로 지원한 1500억원이 대북송금 액수를 보전하는 데 쓰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대출 경위 및 용처 등을 확인하고 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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