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밝힌 訪美목적 6가지

  • 입력 2003년 5월 9일 23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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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낮게 잡고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9일 저녁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의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면서 이번 미국 방문의 목표 수준을 이같이 설정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방미의 목적을 6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첫째, 북한 핵문제에 대해 지금까지의 수준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합의보다는 북한의 핵 포기를 촉구하면서 한미간에 긴밀한 공조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겠다는 얘기다.

두 번째로는 ‘굳건한 한미 동맹관계 유지’를 들었다. 노 대통령은 “야당 정치인이던 시절과 대통령이 된 지금은 말과 사고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애국심도 좋지만 세계질서의 현실도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면서 “여러분이 걱정하지 않도록 한미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다짐했다.

세 번째 목표로는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노 대통령은 “아직은 주한미군의 존재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며 미국도 미군이 주둔하지 않는 동북아 경영은 어려울 것이라는 점에서 양국은 이해가 일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당장은 주한미군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4500만 한국민을 생각해서 솔직히 도와달라고 얘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네 번째는 경제문제에 대해 욕심은 있지만 경제안정에 대한 신뢰감을 조성하는 것을 최소한의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시장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개혁되고 있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것.

다섯 번째로 전후 이라크 복구 참여나 한미투자협정 등의 문제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적극적으로 제기하겠지만 큰 틀을 위해 결코 무리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미국민이 갖고 있는 자신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 한국의 반미감정이 뿌리 깊은 게 아니라 표면적 현상임을 설득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미국 언론이 똑같은 질문을 계속 해오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열 번이라도 반복해서 설득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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