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권 "黨 재건축으로 충분…新黨 불필요"

  • 입력 2003년 5월 9일 18시 46분


김중권(金重權·사진) 민주당 상임고문은 8일 “통합 신당은 이해가 안 된다”면서 “민주당이 이념의 변화도 노선의 수정도 없는데 당을 재건축하면 되지 신축할 필요가 없다”며 신당 창당 움직임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 고문은 이날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개혁신당을 하자는 사람들은 진보 개혁 등 이념적인 차이가 있으니 당을 새로 만들자는 것인데, 이해는 가지만 이념이 다르면 당을 나가서 신당을 만들면 된다”고 주장했다.

자신을 과거 ‘햇볕정책의 전도사’였다고 전제한 김 고문은 “햇볕정책은 1992년에 남북한 사이에 이뤄진 비핵화 공동 선언을 전제로 한 것인데 이제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 만큼 더 이상 햇볕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김 고문은 “우리는 북핵 문제의 당사자인 만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북한과 미국의 중재자 역할을 강조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청와대 조직은 대통령의 업무 수행이 난삽해지게 돼 있다”면서 “청와대는 들어 와서 일을 배우는 곳이 아니라 오는 날부터 일을 해야 하는 곳인데 그런 (실무적인 능력을 갖춘) 인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를 완전히 코드가 맞는 사람 중심으로 구성한 것은 단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김 고문은 “영남 지역은 대단히 보수적이어서 진보적이거나 급진적인 정치 세력을 수용하지 않는다”면서 “선거 때 형성된 지역감정은 현 정권 5년 동안에 잘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당제는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어렵다고 본다”면서 “민주당이 지리멸렬해 여당으로서 기능을 못하고 있는 만큼 내년 총선에서 과반수 확보는 비관적”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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