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언론사논설위원 오찬]"언론과 오해많아…생각 짧았다"

  • 입력 2003년 5월 9일 18시 46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9일 26개 중앙언론사의 외교 안보 통일분야 논설위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간담회를 갖고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 현직 언론인들과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 대통령은 먼저 “언론과 오해나 불편한 점도 많은데 이번 기회에 오늘 오신 분들이라도 서먹함을 풀었으면 좋겠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여러분에게 주로 꾸중을 많이 들었다. 칭찬은 별로 안 해 주더라. 비판하고, 방향에 대해 조언하는 게 언론의 사명인 만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때로는 서로 다른 정보를 갖고 있는 것 같았고 때로는 관점이 다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내가 생각이 짧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내가 자조적, 냉소적 표현을 자주 쓰는 버릇이 있다. 그간 비주류의 길을 걸었기 때문에 생긴 습관 같다”고 말한 뒤 “금방은 못 고치겠지만 주류와 비주류를 포괄하는 한국의 대표선수로,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적절한 처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입장과 관련해 “모든 협상을 무력화할 수도 있는 고집을 내가 부릴 수는 없다”며 “미국의 협상카드를 제한하도록 요구하거나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정상회담 때 우리측의 입장만을 강조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간담회에서 논설위원들은 “정상회담에서 표현을 신중하게 해 달라. 모호하게 해야 할 때는 모호하게, 분명하게 해야 할 때는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간담회 도중 한 참석자가 “‘맞습니다, 맞고요’를 영어로 할 때는 ‘OK요, OK’라고 하면 된다”고 말해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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