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비서실 개편…盧 386핵심측근 전진배치

  • 입력 2003년 5월 8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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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인사들이 ‘팀제’ 중심으로 새로 바뀐 대통령비서실의 각 팀장으로 전면 배치되자 앞으로 청와대가 측근 중심으로 운용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직개편으로 새로 탄생한 팀은 국정상황팀, 정무팀, 대변인팀, 제도개선팀, 행사의전팀, 총무팀 등 모두 6개. 이 중 정무팀을 제외한 5개 팀에 노 대통령의 측근 인사들이 팀장으로 임명됐다.

‘386’ 핵심참모인 이광재(李光宰) 국정상황팀장은 기존의 국정상황실과 함께 홍보수석실의 여론조사비서관실을 총괄하게 됐다. 국정상황실 내의 안보 관련 업무가 국가안전보장회의에 이관됐지만 대통령의 ‘눈과 귀’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어 입지는 막강하다.

새로 구성된 대변인팀은 젊은 참모그룹 중 최고참인 윤태영(尹太瀛) 신임 청와대 대변인이 팀장을 겸하면서 국정홍보비서관과 보도지원비서관까지 부대변인으로 거느리게 됐다. 윤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은 물론 ‘청와대브리핑’ 발간 및 연설문 작성업무 지휘에 이르기까지 대통령의 ‘말과 글’ 전체를 총괄한다.

국민참여수석실의 5개 비서관실 역시 제도개선팀으로 일원화되면서 386 측근인 천호선(千晧宣) 참여기획비서관이 팀장을 맡게 됐다. 이와 관련해 박주현(朴珠賢) 국민참여수석과 천 팀장의 ‘양각 체제’가 될 것이란 얘기가 벌써 나오고 있다.

역시 386 측근인 서갑원(徐甲源) 의전비서관도 홍보수석실의 행사기획비서관실까지 총괄하는 행사의전팀장을 맡게 됐다. 386 참모는 아니지만 노 대통령 부산상고 후배로 변호사 시절부터 20년이 넘게 노 대통령을 보좌해온 최도술(崔導術) 총무비서관은 총무팀장을 겸하면서 정책프로세스혁신(PPR)비서관을 아래에 두게 됐다.

정책실 기획조정비서관에서 정무팀장 겸 정무기획비서관으로 발탁된 이병완(李炳浣) 비서관도 지난해 민주당 경선 때부터 노 대통령을 도와온 사실상 ‘노무현 맨’이다.

이들 팀장은 소속 비서관실을 총괄하면서 비서관간에 이견이 있을 경우엔 최종 결정권을 가지며, 비서관을 포함한 팀원에 대한 인사평가권도 갖게 돼 그 권한은 수석비서관에 버금간다. 전기정(全基汀) PPR비서관은 “팀장은 대통령직인수위 당시 각 분과를 대표하는 간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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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과 엇박자 동시 문책?▼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브리핑’ 제작 책임을 맡았던 박종문(朴鍾文·사진) 전 국정홍보비서관이 송경희(宋敬熙) 전 청와대 대변인과 함께 비서실 총무팀 대기발령을 받은 것을 놓고 청와대 안팎에서 뒷얘기가 무성하다. 박 전 비서관은 조만간 외교통상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져 ‘낙하산 인사’ 논란도 예상된다.

청와대 내에서는 그동안 ‘대변인 따로, 청와대브리핑 따로’ 나오는 목소리가 내부 혼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례로 3월11일 국무회의 내용을 놓고 ‘청와대브리핑’은 “김진표(金振杓) 경제 부총리의 가계 빚 대책 보고에 대해 ‘대강 짚는 보고는 안 된다’며 대통령이 강한 어조로 질타했다”고 소개했으나 당시 송 대변인은 “회의 분위기가 질타하거나 질책하는 것은 아니었다”며 엇갈린 브리핑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여기에다 대변인이 발표하지 않은 기사거리가 ‘청와대브리핑’에 자주 등장하면서 대변인과 ‘힘겨루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돌았다. 청와대가 이번에 국정홍보비서관을 대변인팀으로 편입시킨 것도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고려였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조직개편을 계기로 브리핑지의 편집방향도 새로운 것을 알리기보다 대변인 발표 내용의 해설을 가급적 많이 실을 방침이다.

박 전 비서관은 1980년 외무고시에 합격했으나 사표를 내고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 연합뉴스를 거쳐 지난해 5월 노무현(盧武鉉)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 언론특보로 들어갔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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