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재보선 이후]민주당, 환골탈태냐 신당창당이냐

  • 입력 2003년 4월 25일 18시 48분


‘당의 환골탈태(換骨奪胎)냐, 개혁신당 창당이냐.’

4·24 재·보선을 계기로 민주당 신주류 내에서 당의 전면개혁론과 신당론이 동시에 불거지면서 당의 새 진로모색을 위한 방법론이 좀 더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우선 정대철(鄭大哲) 대표 등 신주류 중진들은 당 개혁안 마무리를 통한 환골탈태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개혁’과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상당수 신주류 의원들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다. 개혁파 의원 모임인 열린개혁포럼도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환골탈태하지 않고 개혁하지 않으면 국민에게 다가갈 수 없다는 국민의 따가운 심판이다”며 당 개혁안의 원안 통과를 촉구했다.

반면 수도권의 소장 개혁파 의원들은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며 구주류 중심인 최고위원들의 조속한 퇴진과 임시지도부 구성, 나아가 당내외 개혁세력의 총결집을 통한 신당 창당을 공공연히 주장하고 있다.

양측 모두 당의 개혁이란 총론에 공감하면서도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을 어떻게 다룰 것이냐를 포함해 구체적인 방법론에 들어가서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구주류측은 민주당의 법통을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임시 지도부에서 신당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국민의사를 묻지 않고 헌법을 고치는 것과 같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혁국민정당의 김원웅(金元雄) 대표와 유시민(柳時敏) 당선자는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기존 정당의 법통을 계승하는 신당은 필요 없다. 여야 개혁인사와 개혁당, 정치권 밖의 민주개혁적 인사가 참여하는 범개혁세력의 단일정당으로 가야 한다”며 사실상 개혁당 중심의 신당 결성을 촉구하고 나섰고 민주당 내 몇몇 개혁파 의원들이 동요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편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재·보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직사퇴 의사를 밝힌 이상수(李相洙) 사무총장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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