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무기 보유 시인 파문]WP "주변국 어려운 선택 직면"

  • 입력 2003년 4월 25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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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들은 25일 북한 발언의 진위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핵 보유 반대와 평화적 해결 등 원칙적 입장을 밝혔다. 외국 언론들은 북한 발언이 사실일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실제 핵 보유에 따른 핵실험 및 핵무기 수출 가능성과 이에 따른 주변국 파장을 경계했다.

▽주변국 반응=중국 정부는 북한의 핵 보유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논평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당국자를 인용, 중국이 내부적으로 북한의 발언을 불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이날 장피에르 라파랭 프랑스 총리와의 회담에서 3자회담과 관련, “평화적 해결을 찾고자 하는 의지가 북한과 미국 양쪽에 있으며 무력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일본은 핵무기 보유를 반대하는 원칙적 입장을 견지했다.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면서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기 원한다”고 말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이날 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공동 대처키로 했다고 일본 외무성이 밝혔다.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파월 장관이 가와구치 외상의 요청으로 이뤄진 20분간의 통화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해서는 안 된다”며 “북한의 위협에 결코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밝혔다.

알렉산더 루시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북한을 핵확산금지조약(NPT) 노선으로 이끌기 위해 북한과 미국은 협상에 의한 해결책을 계속 찾아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외신 반응=북한의 주장은 미국의 핵시설 공격을 막기 위해 고의로 과장한 ‘엄포용’일 수도 있으며, 이로 인해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등 미 행정부 내 ‘매파’들의 입김이 드세질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가 분석했다.

이 신문 인터넷판은 북한 이근(李根) 외무성 부국장이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참석자들에게 한 주장이 미 정보당국이 지난 10년간 북한이 보유했다고 추정해 온 2기의 핵무기를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미국의 공격을 막기 위해 과장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논평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은 핵 보유 선언으로 군사 공격과 해상 봉쇄, 제재 강화 등 위험한 선택지들을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들에 내놓았다”며 주변국들이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심각한 위협은 북한이 핵무기를 확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단계”라면서 “북한이 실제 핵 확산 움직임을 보이면 미 정부는 해상 봉쇄 등 작전에 나설 것이며 군사행동도 본격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니치신문은 “북한의 벼랑끝 외교 공세는 상대의 혼란을 유도해 이익을 이끌어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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