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용갑-이부영의원 격돌

  • 입력 2003년 4월 23일 1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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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내 진보와 보수 진영의 양축을 자임하는 이부영(李富榮), 김용갑(金容甲) 의원이 격돌했다. 이 의원이 고영구(高泳耉)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2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동료 청문위원들에게 '선처'를 요청한 것이 발단이 됐다.

김 의원은 23일 개인 성명을 내고 "안보를 책임질 국정원장 자리에 이적단체의 대표까지 맡았던 친북좌파적 이념의 소유자가 내정된 데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며 "이런 인사를 앞장서서 막아야 할 한나라당 소속 이 의원이 과거 개인적 인연을 앞세워 선처를 부탁한 것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의원의 이런 처신은 당 중진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며, 당의 근본 정체성마저 흔드는 것"이라며 이 의원의 공개 사과와 당의 적절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에 이 의원은 "김 의원이 고 후보자를 이적단체의 대표라고 한 명확한 근거가 무엇이냐"고 비판한 뒤 "내가 어려울 때 도와준 데 대해 인간적 도리를 한 것일 뿐이며 당의 조치를 기다려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의원은 이날 당 지도부로부터 병풍(兵風) 등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3대 조작사건 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거부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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