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북-미, 각자 '현상유지가 최선' 판단한듯"

  • 입력 2003년 4월 14일 14시 30분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접근법을 채택하기 어려울 것이며 북한도 현상유지를 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3일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한반도 문제 전문가 조엘 위트 전략국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대북 접근법을 택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트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이라크 문제를 소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이어 북한과의 군사적 충돌을 준비하는데 최소한 6개월이 소요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선거가 다가오고 있어 미국 행정부는 교착된 현상유지(deadlocked status quo)가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면 미국의 주의가 여기에 집중된 틈을 타 영변 원자로 재가동과 핵연료 생산 등에 나서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자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밝혔다.

최근 북한을 다녀왔다는 문정인 연세대 교수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서는 핵연료 재처리와 플루토늄 수출,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금지선'을 넘지 말라고 북한측에 조언했다"면서 "아직까지 북한은 괄목할 만한 자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불편하지만 생존가능한 현상유지'를 택한 것은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와의 성과있는 대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지 모른다고 풀이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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