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도-감청 감찰정보, 한나라에 전달하려 유출

  • 입력 2003년 4월 8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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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의 도·감청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공안2부(이재원·李載沅 부장검사)는 8일 이건모 국정원 광주지부장이 국정원 내부 감찰 정보를 한나라당 모 국회의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국정원 밖으로 유출했다고 밝혔다.

이 지부장은 지난해 12월11일 감찰 정보를 한나라당에 전달하기 위해 이 의원과 친한 M교역 대표 박모씨에게 4차례에 걸쳐 감찰 정보가 담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이날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문자 메시지의 내용은 “(국정원) 전 8국 모 과장이 붙잡혀 억류 중”, “양심선언 두려워 처리 곤혹, 자세한 것 현지 확인” 등이다.

국정원은 한나라당이 지난해 11월28일과 12월1일 두 차례에 걸쳐 ‘국정원의 정치인 등 상대 도청 관련 자료’를 공개하자 내부 감찰을 실시했으며 이 지부장은 국정원 광주지부 간부회의에서 감찰과 관련한 말을 전해 듣고 이를 박씨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 지부장이 문자 메시지를 보낸 다음날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문자 메시지를 그 의원에게 전했느냐”고 물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박씨는 검찰에서 “문자 메시지를 (해당) 의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감찰 정보를 이 의원에게 전달했는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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