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투기 4대 美정찰기에 한때 접근…美, 도발간주

  • 입력 2003년 3월 4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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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2일 북한 전투기들이 원산 인근 공해상을 정찰하던 미국 군용기에 접근해 레이더로 조준한 사건에 관해 북한에 공식 항의하기로 했다고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3일(현지시간) 밝혔다.

CNN방송을 비롯한 미 언론들은 “미국 행정부는 아직 공식 항의를 전달할 경로를 결정하진 않았지만 일단 유엔 주재 북한 외교관들을 접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국무부의 한 관리는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우방들과 이 사건과 관련해 북한에 어떻게 항의할지, 가장 적절한 항의방법이 무엇인지에 관해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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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관리는 “북한이 통상적인 공해상의 정찰활동에 대해 위협을 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히고 “항의를 한다면 국무부나 군 경로를 통해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정부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가 봤던 것보다 더 높아진 수준의 도발이라는 데는 의문이 없다”면서 “한번의 오산으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그 다음 모종의 대응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주한미군은 4일 북한의 미그 전투기들이 2일 오전 동해상을 정찰 비행중이던 미군 정찰기에 바짝 접근, 한때 긴장이 고조됐으나 충돌은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관계자에 따르면 2일 오전 미그29기 2대와 미그23기 2대 등 북한 전투기 4대가 미군 정찰기인 RC-135기를 따라붙었다.

외신은 북한 전투기들과 미군 정찰기의 조우가 이날 오전 10시48분부터 22분간에 걸쳐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당시 북한 전투기들은 북한 해안에서 약 240㎞ 떨어진 동해 공해상을 정찰비행중이던 RC-135기에 20여분간 따라붙었으며 한때 15m 거리까지 접근했다”면서 “이후 RC-135기는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로 귀환했다”고 말했다.

그는 “RC-135기는 과거 수년간 동해 상공에서 정찰 임무를 수행해왔다면서 “이번 사태로 주한미군에 비상을 발령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RC-135기는 통신감청과 전자 정보 수집을 하는 미 공군의 전략 정찰기로 일본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발진, 동해상에서 북한의 개량형 실크웜 지대함미사일 재발사 가능성에 대비한 정찰활동을 벌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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