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피플]盧대통령 취임식 기획 LG애드 최희용 국장

  • 입력 2003년 3월 3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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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제16대 대통령 취임식을 기획한 LG애드 프로모션 1팀 최희용(崔凞用·50·사진)국장.

높은 분들이 양복을 입고 질서정연하게 앉아있던 기존의 취임식을 보통 사람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편하게 참석할 수 있는 축제의 장으로 바꿔 놓은 사람이다.

이 같은 발상의 전환으로 이번 취임식에는 15대 대통령 취임식 때의 5배가 넘는 1만여명의 국민이 참석해 기념사진도 찍고, 다양한 공연도 보면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주변의 찬사에도 불구하고 취임식을 끝낸 최 국장의 마음엔 아쉬움이 적지 않다.

LG애드와 정부, 그리고 협력업체 직원 등 모두 80여명이 밤낮으로 준비한 취임식 내 각종 이벤트가 뜻하지 않은 대구지하철 참사로 상당 부분 축소됐기 때문이다.

식전 행사에서 아리랑을 열창하기로 돼 있던 가수 윤도현과 박진영의 출연이 무산됐고 공식행사 이후로 예정됐던 ‘국민화합 한마당’도 취소됐다.

“TV나 인쇄매체 광고가 여러 번 수정작업을 할 수 있는 ‘영화’와 같다면 프로모션은 행사당일 단 한 번에 성공해야 하는 ‘연극’이라고 할 수 있죠. 연극 연출가들이 다 그렇듯이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이 머리를 떠나질 않군요.”

이번 취임식뿐 아니라 15대 대통령 취임식,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한일 월드컵축구대회 조 추첨 행사 등 국가적 행사를 연이어 성공시킨 최 국장은 사실 ‘공간 기획’보다는 ‘평면 그래픽’을 공부한 미술학도였다.

광복군 출신으로 국내 서양화계의 대표작가였던 고 최덕휴(崔德休·1998년 작고) 경희대 교수의 아들인 최 국장은 경희대와 미국 보스턴대를 졸업했으며 한때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편을 잡기도 했다.

최 국장은 “프로모션은 살아 움직이며 사람들과 교감한다는 점에서 어떤 광고분야보다 매력적”이라며 “노 대통령이 퇴임할 때도 이처럼 많은 국민과 교감하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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