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黨權 앞으로”…김덕룡-최병렬-강재섭 3파전

  • 입력 2003년 2월 28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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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경 출범할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를 겨냥한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40만명 정도의 선거인단을 통해 당 대표 1인을 우편투표제로 뽑는 지도체제 개편안을 사실상 확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구도는 김덕룡(金德龍) 최병렬(崔秉烈) 강재섭(姜在涉) 의원의 3파전. 이들은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선 자신이 당의 ‘얼굴’이 돼야 한다는 논리를 적극 전파하며 세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김 의원은 내년 총선의 최대 격전지가 될 수도권을 사수하기 위해서는 당의 ‘개혁간판’이 필요하며 현재 당권주자 중에선 자신이 유일한 적임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의원은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리더십의 소유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차기 대권의 미련을 버리고 당 개혁에만 전념하겠다”는 ‘인큐베이터론’으로 대의원들을 파고들고 있다.

강 의원은 당의 주류인 영남(대구) 출신인 점과 ‘젊은 리더십’(55세)의 기치를 내걸었다. 그는 중도 포기 가능성을 일축하며 배수진을 치고 있다.

최대 변수는 최근 미국에서 귀국한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출마 여부. 서 대표는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와의 원만한 관계를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서 대표는 지난해 12월26일 당 소속 의원들과 지구당위원장 앞에서 공개적으로 차기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세 의원 모두 “서 대표가 나서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 서 대표도 ‘식언(食言)’이 될까 고민하고 있지만 주변에선 ‘추대’ 형식을 빌리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총재와 가까운 양정규(梁正圭) 정창화(鄭昌和) 김기배(金杞培) 목요상(睦堯相) 하순봉(河舜鳳) 의원 등 중진 8인방의 움직임도 관심거리다. 그동안 당내 선거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큰 변수가 됐다는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시각과 함께 이 전 총재의 정계 은퇴로 별다른 변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들이 아직은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진 않으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할 경우 세력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지난달 7일 미국으로 떠난 이 전 총재는 ‘원격정치’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전직 특보들에겐 ‘절대 중립’을 엄명했다.

한편 재선의 이재오(李在五) 의원도 대표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고 5선의 홍사덕(洪思德) 의원은 위상이 높아진 원내총무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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