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자로 재가동 작업"

  • 입력 2003년 2월 6일 10시 31분


코멘트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5일 전력 생산을 위해 영변의 원자로에 대한 재가동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기자와의 회견에서 "지금 미국은 우리가 전력생산을 위한 핵시설들의 가동을 재개하고 그 운영을 정상화하고 있는데 대해 '국제공동체를 위협 공갈하는 도발'이라고 (시비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들은 북한의 이날 발표를 '재가동'이라는 제목으로 긴급 보도했다.

▼관련기사▼

- 北, 원자로 재가동 들어갔나
- 정부 北 핵연료봉 장전 "시간문제일 뿐"

이에따라 정부는 영변 원자로 시설의 재가동 여부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섰으며,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시설 재가동 결정을 철회해줄 것을 촉구했다.

▽"재가동 여부 불확실"= 북한이 지난달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에 설치돼 있는 감시장치와 봉인을 제거한 뒤 원자로의 재가동 작업에 들어갔음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의 이같은 발표가 이미 발전소가 재가동 돼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인지, 아니면 재가동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을 '정상화하고 있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6일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에 돌입했다는 외신들의 조선중앙통신 인용 보도와 관련, 영변 원자로 시설의 재가동 여부에 대한 확인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아직 어느 곳으로부터도 북한의 핵시설 재가동 사실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5㎿ 원자로 재가동 등에 실제 돌입했을 경우 당장은 아니더라도 며칠 있으면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로선 실제 재가동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중앙통신 보도문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원자로의 재가동에 실제 돌입했다기보다는 재가동을 할 것이라는 말로 보이지만, 북한이 이미 가동방침을 선언했기 때문에 실제 핵시설 가동에 나섰을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미 "매우 심각한 사태"= 미 국무부의 한 관리는 5일 전력 생산을 위해 핵시설을 재가동했다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대해 "사실일 경우 매우 심각한 사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우리는 북한이 국제적인 약속을 어기고 취한 이번 조치와 기타 조치들을 철회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고 "북한은 가시적이고, 검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핵 프로그램을 영구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정보당국이 조선중앙통신 보도의 실제 내용을 확인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앞서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고립을 심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있어 실제적인 퇴보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