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대통령 취임식장 시청-광화문 검토

  • 입력 2003년 1월 5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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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다음달 25일 열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취임식을 서울시청 앞 광장이나 광화문 앞 세종로에서 치르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98년 2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국회 본관 앞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인수위 한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대통령입니다’라는 노 당선자의 키 컨셉트를 살리고 취임식을 국민축제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난해 월드컵 당시 ‘광장 문화’의 진원지였던 서울시청 앞 광장과 세종로를 취임식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노 당선자가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을 열망하는 젊은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당선된 만큼 이들이 열정을 쏟아냈던 장소에서 국정의 첫 테이프를 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인수위는 경호 경비가 상대적으로 쉬운 데다,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점을 들어 국회 본관 앞에서 취임식을 갖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그러나 잇단 정쟁과 ‘철새 논쟁’ 등으로 국회의 이미지가 부정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취임식장 변경론이 힘을 받게됐다는 게 인수위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서울시청 앞 광장이나 세종로 주변에는 고층 건물이 많아 취임식이라는 거대 이벤트의 집중도가 분산될 수 있다”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취임식은 김한길 당선자 기획특보가 총괄하고 인수위 행정실이 실무책임을 맡는다.

인수위 국민참여센터의 한 관계자는 “각종 개혁 정책에다가 취임식장마저 옮길 경우 노무현 정부가 초기부터 포퓰리즘으로 치우친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국민참여센터 홈페이지가 만들어지면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판단에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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