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합의 왜?]"이대로 가면 必敗" 反昌 결집 승부수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8시 44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가 15일 심야 회동에서 ‘100%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데 이어 16일밤 실무협상에서 구체적 방안까지 완전 타결한 것은 ‘단일화 없는 대선은 필패(必敗)’라는 절박한 상황 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다.

양측의 협상 관계자들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지지율이 35%를 웃도는 반면 노, 정 후보의 지지율은 20∼24%대에 머물고 있는 ‘1강(强)2중(中)’구도를 양강 구도로 재편해야 승산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정 후보가 후보회담에서 노 후보의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 요구를 전폭 수용한 것은 노 후보가 거부하는 ‘양당 대의원 조사’를 고집할 경우 단일화 자체가 무산될 뿐 아니라 ‘실망표’의 이탈로 양자가 공멸할 것이라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밤 10시부터 17일 새벽까지 계속된 실무협상에서도 양측은 이해가 엇갈리는 일부 항목에도 불구하고 “어차피 한 배를 탄 사이”라며 합의 도출에 진력했다는 후문이다.

양측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단일 후보로 누가 되든 이 후보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TV토론과 여론조사 등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 관심을 모으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50대인 두 후보의 단일화로 ‘세대교체’ 바람을 불러일으키면 ‘노풍(盧風)’과 ‘정풍(鄭風)’의 동력이 된 변화에의 갈망을 대거 표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게 두 후보의 계산이다.

그러나 협상 타결에도 불구하고 TV토론과 여론조사 과정에서 불공정 시비와 이에 따른 불복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 후보측은 ‘정책중심 토론’이라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노 후보가 정 후보의 현대전자 주가조작사건 개입 의혹 등 약점을 파고들고 ‘노사모’ 등을 동원한 선전전을 적극화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것을 염려하고 있다. 노 후보측은 거꾸로 정 후보가 TV토론 열세와 이로 인한 지지도 하락으로 패할 경우 ‘조직동원’ 시비를 제기하며 불복할지 모른다고 걱정하고 있다.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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