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11월분 중유 지원여부 촉각…KEDO이사회 뉴욕서 개최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9시 08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는 14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집행이사회를 열어 북한에 지원하는 11월분 중유 제공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의 대표들이 참석하는 집행이사회는 11월분 중유 제공 여부뿐 아니라 그 이후의 대북 중유공급과 경수로사업의 장래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1차 회의, 2차 회의가 있지만 한국시간으로 15일 오전이면 대략의 결론이 알려질 것으로 정부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현재 11월분 중유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과 일본은 일단 11월분 중유를 제공한 뒤 앞으로의 대응책을 협의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EU측의 태도가 KEDO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EU측도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EU의 유럽의회는 최근 KEDO를 통한 대북 경수로사업 전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따라서 미국과 EU가 같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많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KEDO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또 하나의 변수는 이라크 상황. 이라크가 유엔 안보리 결의안의 수락여부를 밝혀야하는 최종시한인 15일을 넘길 경우 미국은 군사적 대응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이라크 문제가 말 그대로 ‘발등의 불’이 되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당분간은 이라크와 북한 문제를 달리 다루겠다고 발언한 만큼 당장 북한의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는 11월분 중유제공 중단결정을 그리 쉽게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으로 미뤄 11월분 중유문제는 KEDO 이사회를 통해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북한측에 보여준 뒤 한국과 일본의 의견을 받아들여 일단 중유수송선의 원산항 입항을 허용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

외교통상부의 한 당국자는 그러나 “11월분 중유제공이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도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경수로사업의 장래에 대해 선택을 해야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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